회의론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각 대선주자들의 낮은 호응도가 꼽힌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을 제외하면 양당의 비주류 주자들은 제3지대론에 다소 회의적이거나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노(非盧) 진영으로 분류되는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30일 차기 대권도전을 기정 사실화 하면서도, 제3지대론에 가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여기서 안 되면 저기로, 저기서 안 되면 또 다른 데로 가는 것이 무슨 제3지대인가. 최소한 신당(新黨)을 하려면 국민들이 공감할 대의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소위 제3지대론에 관심이 없다. 당내에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현대정치사에서 제3지대 후보들이 성공한 전례가 많지 않다는 점도 비주류 주자들의 고민을 깊게 한다. 실제 지난 1990년 3당 합당 이후 제3세력이 독자적으로 원내교섭단체를 이룬 사례는 15대 총선(자유민주연합)과 20대 총선(국민의당) 정도에 그쳤다. 대선에서는 한 차례도 없었다.
야권 관계자는 "제3후보들은 언제나 참신함을 내세웠지만 대부분 몰락했다"며 "독자적 아젠다를 만들지 못하면 진영 간 전투가 되는 대선에서 다시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각 정치세력의 동상이몽도 회의론의 한 원인이다. "새판짜기"를 언급하며 제3지대론의 군불을 때운 손 전 고문은 특정정당에만 무게감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제3지대",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언급하며 자당(自黨) 중심의 제3지대 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