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기준 자산운용사 137곳의 대체투자 자산규모(금투협 통계 분류기준 중 부동산ㆍ특별자산ㆍ사모투자펀드 등을 합친 금액)는 89조2178억원으로 전년동기(운용사 88곳ㆍ72조7253억원) 대비 22.6% 증가했다. 이는 총 운용자산(962조1206억원)의 9.2% 비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엔 8.4% 수준이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15조원 수준이었던 부동산 펀드 규모는 40조원으로 늘었다. 사회기반시설ㆍ선박ㆍ예술품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 규모는 17조원에서 약 43조원으로 급증했다. 아시아경제가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국내 대표운용사들의 현황과 미래 전략을 들여다 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수년 전부터 자산 운용의 중심을 기존 주식이나 채권에서 대체투자 쪽으로 정하고 파이를 키워왔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였지만 2010년 이후 10%대를 유지중이다. 2004년 국내 최초의 사모투자펀드(PEF)와 부동산 펀드를 선보였고, 2009년엔 국내 첫 해외 투자 인프라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여년 동안 미국과 중국, 유럽, 호주, 브라질 등 해외 부동산 투자에 집중했으며 최근엔 국내 사업 투자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최근 미래에셋그룹이 전라남도 여수에 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 결정을 내린 것이 단적인 예다.
KB자산운용은 1세대 대체투자 최고경영자(CEO)인 이희권 대표 취임 이후 대체투자 규모를 3년 반만에 두배 가까이 늘렸다. 특히 지난해 4월엔 북미 지역 생산유전 관련 자산에 주로 투자해 배당수익과 유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유전펀드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신재생 에너지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운용사들이 대체투자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많다. 우선 대체투자가 전통적 투자에 비해 펀드매니저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다는 점이다. 이에 운용사 입장에서는 현재 관련 전문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 대체투자 전문가의 이직이 잦고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다.
대표성 있는 시장지수 역시 부재한 상황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은 시장을 대표하는 벤치마크지수를 활용하지만 대체투자 자산은 대표성 있는 지수가 딱히 없다. 또 전통자산의 경우 투자 자산이 부실할 경우 손절매라는 위험관리 수단이 존재하지만 대체투자는 유동성이 낮아 쉽게 처분이 불가능하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당 매니저의 평균 근속 연한이 대체투자 펀드의 평균 존속기간보다 짧은 경우가 많은데 대체투자 특성을 고려해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성과보수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대체투자 공정가치 평가를 위한 공신력 있는 평가기관의 존재도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