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펜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을 때 증상을 완화해 주는 에피네프린 주사 치료제다. 알레르기 반응은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하므로, 때에 따라 생명을 죽이고 살릴 수도 있는 약이다.
이 사실이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밀란은 언론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의약업계에서도 지탄의 대상이 됐다. 특히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이같은 약값 인상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도 "원가가 몇 달러 하지도 않는 에피펜이 600달러씩이나 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미국 상원은 밀란에 약값 인상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요구했고, 미국의학협회(AMA)는 과도한 약값 인상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언론 보도 직후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헤더 브레시 밀란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직접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해 해명하기도 했다. 약값이 600달러까지 치솟은 것은 밀란의 탐욕 때문이 아닌, 잘못된 약값 유통체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약값 608달러 중 밀란이 벌어가는 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74달러에 불과하며, 나머지 334달러는 보험사와 제약 도매상 등 유통업자들이 가져간다고 해명했다.
또 밀란은 여론을 의식, 의료 쿠폰카드 등을 이용해 최대 300달러까지 약값을 할인받을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은 밀란이 약값 자체를 인하하겠다는 말을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약값을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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