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긴급처방]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도…1·2금융 동시에 늘었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도 가계빚 증가속도가 줄지 않고 있다. 예금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대출자가 몰리는 '풍선효과'로 인해 2금융권에서도 가계대출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257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1분기에 비해 33조6000억원(2.7%) 늘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로 규모로 가계신용이 12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 2월 가계부채 대책의 하나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강화해 수도권에서 실시했다. 5월부터는 비수도권에도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전국에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1분기 5조6000억원에서 2분기 17조4000억원으로 3배 가량 늘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주담대가 13조원 늘면서 전분기(5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을 늘렸다. 주택금융공사의 주담대를 합치면 9조9000억원에서 14조1000억원으로 확대된 것이다.
최연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1분기에 비해 2분기에는 주택 수요가 많아 계절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주택매매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집단대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뿐 아니라 기타대출도 4조4000억원 늘었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상가담보대출 등 주담대가 아닌 모든 대출 항목을 포함한다. 2분기 증가폭은 2008년 2분기(5조3000억원)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상용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기타대출의 절반이 신용대출이었다"며 "주담대를 받기 힘들어지면서 신용대출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금융권의 '풍선효과'도 두드러졌다. 저축은행·새마을금고·상호금융·신협 등을 포함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10조4000억원(4.1%) 늘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증가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담대는 2분기 중 4조9000억원이 늘어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타대출도 전분기(4조9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을 확대하면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카드사·보험사·증권사·대부업체를 포함하는 기타 금융기관도 5조1000억원(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할부사 등 여신전문기관의 가계대출도 2조1000억원 증가해 2007년 4분기(2조2000억원) 이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팀장은 "모니터링 결과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은행의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2금융권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