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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멈췄다]잇단 갈등에 정책 올스톱…'식물한국' 우려

최종수정 2016.08.24 11:03 기사입력 2016.08.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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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은 반대파와 전선형성…여야는 갈등

정부는 수수방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대한민국호(號)가 멈춰섰다. 나라 안팎에 산적해 있는 북핵과 미사일 위협, 경기불황 등의 악재를 타개하기 위해 전력질주해야 할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은 갈등만 표출하면서 사실상 제 역할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 논란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고(Go)'만 외치고 있고 한때 정치권의 키워드였던 '협치'는 여야 사이에서 더 이상 거론되지 않고 있다.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정부는 그저 여의도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가히 '식물 한국'으로 불릴 만하다.

돌이켜 보면 20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국정 상황은 올 여름 무더위만큼이나 민심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로 여여(與與)갈등이 표면화된데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발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곧바로 대구공항 이전 문제와 광복절 특별사면카드를 꺼내 민심을 잠재우려고 시도했지만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사드 배치 문제는 중국과 외교 갈등을 야기한 것을 차치하고 영남을 중심으로 민심이 이반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사드부지 변경은 절대 없다'던 정부 방침은 성주지역 주민들의 강경한 입장에 '제3지역을 검토할 수 있다'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도리어 위상만 실추시켰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우 수석의 처가 부동산 매각과 아들 병역 특혜 의혹은 설상가상이다. 특별감찰까지 나서 한 달 간 감찰을 벌인 결과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사안으로 발전했고 야당 역시 우 수석 사퇴를 요구하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청와대는 요지부동이다.

최근의 국정 난맥상에 가장 책임을 느껴야 할 곳은 청와대다. 통합과 화합을 바탕으로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반대세력과 전선을 형성하며 강하게 맞서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우 수석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청와대의 강경한 태도는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이 감찰관에 대해서는 우 수석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강하는 비판하면서도 음주운전 전력 등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좌절된 이 경찰청장 후보자를 놓고는 임명을 강행할 방침이다. 청와대가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회도 무기력한 국정에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20대 총선 이후 여야가 의기투합한 것은 국회 개원 때 뿐 이었다.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이 무산되는 사상 초유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6ㆍ25 전쟁 중에도 국회를 통과했던 추경예산이지만 2016년에는 여야 갈등에 발목 잡혔다. 전쟁보다 정치권 갈등이 국정을 마비시키는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3당 체제가 되면서 민심이 반영된 절묘한 균형추가 완성됐다는 호평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오히려 19대 국회보다도 퇴보한 상황을 연출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지금 정치 난맥상은 어느 한 부분의 고리를 풀어 해결될 수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실타래를 아예 잘라버리는 일도양단(一刀兩斷)의 의지를 청와대가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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