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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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금호가(家) 박삼구·박찬구 회장 간 형제 갈등이 마침내 종식됐다. 금호아시나아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형사고소와 상표권 분쟁 등 현재 양측에 걸려있는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것이다. 2009년 경영권 분쟁 이후 7년 만이다.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화는 지난 11일 박삼구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과 기옥 전 금호석화 대표이사를 상대로 항소한 'CP 부당지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에 대한 배임 혐의 형사고발을 모두 취하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상표권 소송도 두 회사가 원만하게 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금호석화는 "결과적으로 경제주체 간의 갈등이 부득이하게 야기됐고 이는 국내 제도와 정서상 한계에 부딪혔다"며 "이러한 상황이 서로의 생사 앞에서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소 취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주주에게 이익을 되돌려주는 기업 본연의 목적에 더욱 집중하고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모든 송사를 내려놓고 갈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며 "금호아시아나도 하루빨리 정상화돼 주주와 임직원, 국가경제에 보다 더 기여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석유화학의 모든 소송 취하에 대해 존중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양 그룹간 화해를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삼구·박찬구 형제의 갈등은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금융위기로 사들인 기업들을 되팔아야 할 지경에 빠지면서 갈등은 증폭됐다. 이른바 '형제의 난'이다. 금융위기로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동생 박찬구 회장은 2009년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대폭 늘리며 계열 분리를 추진한다. 형 박삼구 회장은 '형제경영 원칙을 깼다'는 이유를 들어 동생 박찬구 회장을 해임하고 본인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동반 퇴진이라는 형식을 취했으나 사실상 형 박삼구 회장이 동생 박찬구 회장을 내쳤다는 것이 당시 업계의 지배적인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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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는 박찬구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며 갈등은 더 심해졌다. 형인 박삼구 회장이 고발한 것으로 의심했기 때문이다. 당시 재계에서는 두 형제 사이가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후 금호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나뉘었고 치열한 소송전에 돌입했다. 금호 상표권 소송, 100억원대 CP 반환 청구 소송 등 현재까지 두 형제간 소송은 수년에 걸쳐 크고 작은 건수만 10여 건에 달했다. 그러나 이날 금호가(家) 두 형제가 전격 화해를 하면서 그 동안의 갈등이 일단락 됐다.


한편 소 휘하의 결단을 내린 박찬구 회장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소 취하 배경에 대해 "특별한 거 없다. 회사 일에 전념하기 위해 마음을 비웠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오랫동안 송사에 시달려 보니 마음도 지쳤고 모든 것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박 회장은 "경영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양 측이)더 이상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내가 (소 취하)했다"고 덧붙였다. 박삼구 회장을 직접 만나 화해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만나지 않았다"며 "언제가는 만날 때가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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