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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화해-인터뷰]박찬구 회장 "타이어는 형의 영역, 발 안담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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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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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회사 일에 전념하기 위해 마음을 비웠습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습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목소리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함이 묻어났다. 무려 7년만이었다. 2009년 '형제의 난'으로 갈라섰던 친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재회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1일 금호석화그룹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각자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표였다.
이날 박 회장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소 취하 배경에 대해 "특별한 거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동안 오랫동안 송사에 시달려 보니 마음도 지쳤고 모든 것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난 세월을 떠올리는 듯 잠시 말을 멈춘 그는 "경영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양 측이)더 이상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내가 (소 취하)했다"고 덧붙였다. 박삼구 회장을 직접 만나 화해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만나지 않았다"며 "언제가는 만날 때가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갈등을 끝내긴 했지만 그간의 묵은 감정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듯 보였다.

이번 화해로 조만간 매각될 예정인 금호타이어를 형제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타이어 사업)형의 영역이다. 그쪽은 발을 담그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화해 무드가 조성된 만큼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 과정에서 박찬구 회장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부인한 것이다. 박 회장은 "타이어 인수와 연계되면 과거로 회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노력과 과정이 물거품되는 것"이라며 자신의 사업에만 열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박삼구 회장도 동생과의 화해로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박 회장은 측근을 통해 "내 부덕의 소치"라며 "동생(박찬구 회장)이 소를 취하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로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그룹 재건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금호타이어를 되찾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박삼구 회장이 자금 마련을 위해 추진해온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간 합병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9월 사모펀드에 매각한 금호고속도 연내 인수해야 한다. 금호고속은 전신이 광주택시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 회사다.
금호가 형제 가운데 3남과 4남인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공동경영을 해오다가 2009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부실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갈라서 사사건건 부딪쳤다. 그동안 소송만 10여건 이상 진행됐으나 금호석화가 아시아나그룹에 대한 모든 소송을 전격 취하하면서 양측의 길고 긴 갈등도 비로소 일단락됐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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