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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해결사라고? 수면베개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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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한 잠' 욕망 커져 판매 급증…의료기기 아닌 침구일뿐, 전문가 상담 필요

일러스트=오성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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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직장인 이은영(28)씨는 최근 20만원짜리 수면베개를 샀다. 베개 치고는 비쌌지만 잠든 자세를 바로 잡아줘 숙면을 취하도록 도와준다는 말에 구입을 결심했다. 이씨는 "평소에 자고 일어나면 몸이 피곤하고 목도 뻐근했다"며 "수면베개를 사용하면 자세가 교정돼 제대로 잘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샀다"고 얘기했다.

최근 '수면베개' 혹은 '숙면베개'로 불리는 기능성베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라텍스나 메모리폼 등을 소재로 사용해 만든 제품이다. 나비 모양, 말발굽 모양 등 여러 형태를 보이지만 대부분 목뼈를 안정적으로 받칠 수 있는 구조다. 해당 제품을 파는 업체들은 목디스크, 일자목 등 목 관련 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게 좋다고 광고한다. 제품에는 '목디스크베개','경추(목뼈)베개'라는 별명이 붙었다.
가격은 10~30만원 정도다.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찾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옥션에 따르면 지난 1~3월 사이 라텍스 베개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상승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교통사고를 당한 뒤 목디스크가 생겨 기능성 베개를 샀다는 정명숙(55)씨는 "일반베개를 베고 잤더니 목이 아파 잘 수가 없었다"며 "목에 좋다길래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15만원짜리 라텍스베개를 샀다. 일반베개보단 목이 편해 지금도 쓴다"고 밝혔다. 반면 직장인 김민선(32)씨는 "기능성베개가 목에 좋다 그래서 일단 샀는데 몇 번 쓰다 보니 오히려 불편해서 안 쓴다"며 "지금은 어디에 뒀는지도 모르겠다"고 얘기했다.

전문가들은 기능성베개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면베개가 목을 보호하고 자세를 안정시키는 장점은 있으나 반드시 모든 사람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희대한방병원 안재현 한의사는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목 근육이 긴장하는데 자는 동안 이를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다"며 "기능성베개의 경우 자는 동안 목의 C자 커브를 유지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자세 교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한의사는 "목이 아파 잠을 못 잘 땐 기능성베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마다 목의 구조나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받아야 통증이 줄어든다"며 "누군가에겐 기능성베개가 좋을 수 있지만 다른 이에겐 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기능성베개 중에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없다"며 "병원을 찾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한 원장은 "본인한테 맞는 베개를 사용하려면 목의 C자 커브, 목과 어깨의 넓이, 호흡 능력, 허리 상태 이 네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맞춤형이면 몰라도 시중에 나온 기능성베개들은 공산품이라서 모두에게 좋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라리 낮은 솜베개 두세 개를 산 뒤 몇 개가 본인 몸에 편한지 베고 자면서 맞추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기능성베개 업체들의 과대광고도 문제다.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사한 의료기기 거짓·과대광고 단속 결과 89건이 적발됐고 이 중 13건이 기능성베개 광고였다. 인기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유명업체도 포함되어 있었다. 적발된 업체들은 기능성베개의 효능 및 효과를 '목통증·어깨결림·불면증 해소 및 경추교정'으로 광고했다. 식약처는 기능성베개는 의료기기가 아닌 '공산품'이므로 경추교정 등의 광고문구로 인해 의료기기로 오인하지 말아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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