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오는 4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1주기를 앞두고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우리 군 당국이 북한군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군사분계선(MDL)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도발 징후로 보일만한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대남전단을 한강으로 띄워 보내고 2000년에 중단했던 남파 공작원 지령용 난수(亂數) 방송을 16년 만에 재개하는 특이한 동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30일 "북한은 매년 8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앞두고 지ㆍ해상에서 군사훈련을 한다"면서 "이러한 훈련을 틈타 도발을 해 온 사례가 많아서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과 정보 당국은 내달 중순 실시되는 UFG 연습을 앞두고 북한의 난수 방송이 갑자기 재개된 것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 중이다. 남한지역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에게 모종의 임무를 하달하거나, 공작원을 남파하는 활동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북한 평양방송은 29일 정규 보도를 마친 0시 45분(한국시간 오전 1시15분)부터 12분간 여성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수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 135페이지 86번…"과 같은 식으로 다섯 자리 숫자를 읽었다.
북한이 대남 도발에 나설 경우 남북한이 첨예하게 대치하는 비무장지대(DMZ)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국지도발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DMZ는 우리 군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북한군은 대남 확성기 방송과 대남 전단 살포로 맞대응해 이미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재래식 전력에서 우리 군보다 열세인 북한군은 정면충돌보다는 주체를 확인할 수 없는 교묘한 방식의 도발을 걸어올 가능성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이버 테러다. 북한은 한국 주요 기관의 전산망을 한꺼번에 마비시킴으로써 사회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노릴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참여국 간 북핵공조를 재확인함으로써 북한이 고립외교를 탈피하기 위해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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