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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8일 이후] 김영란법…달라질 국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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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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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정말 그렇게 하면 김영란법을 피할 수 있어요?" 점심 메뉴를 고민하던 국회의원 보좌관 나선명(가명)씨는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기업 홍보담당 직원의 제안에 귀가 솔깃했다. 그의 제안은 이랬다.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식당을 가자는 것이다. 연회비를 내고 식사를 할 때마다 할인받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연회비 1000만원을 선불하면 10만원 또는 15만원짜리 메뉴를 먹고 2만9000원만 계산하면 되는 식이다.

나 보좌관은 이내 고민에 빠졌다. "정말 김영란법을 비켜가는 것일까", "혹시 연회비도 N분의 1로 계산해서 밥값에 포함되는 것은 아닐까", "내가 먼저 먹자고한 점심도 아닌데…." 식사를 하기도 전부터 나 보좌관은 소화불량에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지 열흘째. 접대비에서 식사값이 3만원 이하로 제한되면서 보좌관의 식사시간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처음에는 주변 식당의 메뉴가 달라졌다. 모든 메뉴가 김영란법을 피해 갈 수 있는 2만9000원으로 통일된 것이다. "짜장으로 통일" 정도는 아니지만 선택의 고민이 줄어 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음식값이 전체적으로 오른것 같아 씁쓸하다. 즐겨 찾던 한정식집은 이미 원가를 감당하지 못해 문닫은지 오래다. 집 떠난지 10년, 고향 손맛을 느낄 수 있어 가끔 찾았던 곳이었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 입맛이 없을 때는 그집 음식이 간절할 때가 있다.

더 분통이 터지는 것은 '영감님들'은 '접대'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김영란법에 빠진것도 아니고 안빠진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다. 국회의원은 공익목적의 민원전달만 예외로 인정되며 나머지 조항은 그대로 적용된다. 민원전달에는 김영란법이 규정한 금액보다 더 큰 액수의 접대를 받아도 된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불만을 옆 의원실 보좌관에게 말하니 "우리가 뭐 언제 비싼거 얻어먹기는 했냐"며 핀잔을 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기도 한 것 같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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