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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 韓 업계 "기술력 낮지만 저가시장은 넘겨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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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中 정부, 디스플레이 실력 갖추자 비관세 장벽…반도체도 재연 가능성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중국이 자본의 힘을 앞세워 한국 반도체 업계를 노리고 있다. 해외 반도체 회사 인수가 여의치 않자 자국 업체들을 합병시켜 비교적 진입이 쉬운 낸드플래시를 시작으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중국은)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지만 잔뜩 긴장한 태세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10대 품목 중 반도체는 601억 달러에 달해 상위 5개 수출 품목을 더한 것과 맞먹는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22.8%에 달해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내재화 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28일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국영 반도체 기업 우한신신(XMC)의 지분 50% 이상을 인수합병해 '창장(長江)스토리지'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뒤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 지분의 우회 인수마저 기술 유출을 우려한 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인수합병은 중국 정부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반도체 업체들을 인수해 기술과 인력, 규모를 동시에 키우려던 계획이 좌절되자 아예 정부 차원에서 사실상 국영 기업인 두 회사를 합병시킨 것이다.

칭화유니그룹은 현재 120억 달러를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설립중이고 XMC 역시 240억 달러를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투자의 효율성을 위해 합병을 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규모면에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지만 아직 기술력은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 역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입 초기에 기초 기술 확보에 고전한 만큼 중국 역시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자본의 힘을 앞세워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중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핵심 인력들을 확보할 경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영세한 곳이 많아 중국에서 핵심 인력들을 스카우트 할 우려가 있다"면서 "제조 핵심 기술까지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중국의 공장 설립 초기 단계에 유용한 인력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D램은 20나노 공정, 낸드플래시는 3차원(3D) 적층 경쟁으로 번지며 중국에선 관련 기술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국내 업체들과 직접적인 경쟁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 전체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국 시장 자체가 막대한 내수 시장이자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수요국이라는 점도 관건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력이 낮더라도 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주력할 경우 조금씩 시장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은 20나노 이상의 D램, 평면 낸드플래시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이 높다 해도 저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향후 중국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매번 자국 사업 육성을 위해 비관세 장벽을 동원하는 중국 정부도 골칫거리다. 과거 중국 정부는 액정디스플레이(LCD)의 내재화를 위해 자국 업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뒤 중국 외에서 생산된 LCD 패널에 별도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반도체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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