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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보양식 숨은 보석 '백봉오골계'…금산서 "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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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상 오르던 귀한 약재…10년간 매달린 양순규 대표
국내 최초·최대규모 백봉오골계 전문 사육…신라호텔 중식당에 공급
3개월에 300마리 납품 "탁월한 약효·맛 알리는 계기 되기를"

충남 금산에 위치한 백봉오골계농원의 양순규(52) 대표가 자신이 직접 키운 백봉오골계를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충남 금산에 위치한 백봉오골계농원의 양순규(52) 대표가 자신이 직접 키운 백봉오골계를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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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씨암탉 세 마리와도 바꾸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골계는 최고의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이중 온몸의 깃털이 새하얗고 살과 혀, 뼈와 내장은 온통 검은 색인 '백봉오골계'는 동의보감에 '백모오골이 좋다'고 언급됐을 정도로 예부터 귀한 약재로 쓰이며 '왕의 보양식'으로 통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종자가 없어 아쉽게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던 중에 국내 최초이자 최대규모로 백봉오골계만을 키우는 백봉오골계농원이 있어 25일, 충청남도 금산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2시간 40여분을 달려 추부IC를 지나 보석사 입구에 들어서자 700m 앞에 백봉오골계농원 입구가 보였다.
백봉오골계는 중국, 일본, 한국 등 3국 중에서 '약용 계'로 써왔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들었다. 오골계 자체가 닭에 비해 사육기간이 갑절이나 길기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종자개량에도 어려움이 있어 이를 키우는 농장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오골계를 '환'의 형태인 약으로만 접해왔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생소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백봉오골계의 초란이 황제에게까지 바쳐졌을 정도로 보양식 중의 으뜸으로 손꼽힌다. 보양식계에서 꽁꽁 숨은 보석 같았던 백봉오골계를 국내서 일반인들도 음식으로 접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튼 곳이 바로 신라호텔이다.

서울신라호텔은 친환경 방사사육 방식으로 최고품질로 사육되는 충남 금산의 백봉오골계를 찾아내, 어렵게 식탁 위로까지 올리는 데에 성공했다.
"약용으로서 백봉오골계의 효능ㆍ효과는 뛰어나지만, 워낙 국내 소비자들이 오골계 자체에 대해 모르다보니 인지도와 싸우는 게 가장 힘들었죠. 이번에 신라호텔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음식으로 접할 수 있게 돼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백봉오골계는 깃털은 가늘고 눈처럼 희며 피부, 고기, 뼈, 내장은 모두 검정색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육기간은 7개월이며 예로부터 고귀한 약선요리로, 중국에서는 환상의 새라고 부르기도 한다. 충남 금산에 위치한 백봉오골계농원에서는 자체 개발한 발효액(홍삼박 찌꺼기)로 사육장 바닥을 관리해 청정방식으로 평균 2500마리 규모의 백봉오골계를 방사 사육하고 있다.

백봉오골계는 깃털은 가늘고 눈처럼 희며 피부, 고기, 뼈, 내장은 모두 검정색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육기간은 7개월이며 예로부터 고귀한 약선요리로, 중국에서는 환상의 새라고 부르기도 한다. 충남 금산에 위치한 백봉오골계농원에서는 자체 개발한 발효액(홍삼박 찌꺼기)로 사육장 바닥을 관리해 청정방식으로 평균 2500마리 규모의 백봉오골계를 방사 사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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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봉오골계농원의 양순규(52) 대표는 "더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고, 효능이 높은 약재를 만들어내려는 욕심이 많지만 이러한 노력을 오골계에 생소한 소비자들이 몰라줄 때 서운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양 대표는 이곳에서 백봉오골계를 평균 2500마리를 길러내고 있다. 2007년부터 농장을 꾸린 이후 7년동안은 사료값도 건지지 못했다. 평균 35일 사육하는 닭과 달리 오골계는 사육기간이 7개월에 달한다. 몸집도 성체가 1.1kg으로 1.6kg인 일반 닭에 비해 작다. 이렇다보니 농가에서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받아왔다.

그런 사업에 굳이 10년간 매달려온 것은 아내 때문이었다. 양 대표는 "20년간 미용실에서 일하던 아내가 어느 날부터 두 팔을 들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는데 이때 백봉오골계가 부인병에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수소문 끝에 백봉오골계를 구해 먹었는데 아내의 병이 눈에 띄게 호전돼, 이후 더 많은 이들이 백봉오골계의 효능을 접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양 대표는 "약효능을 아직 객관적으로 검증받지는 않았지만 예부터 각종 부인병, 협착증, 관절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있다"면서 "향후 이를 계수화시키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올해부터 이 농장의 백봉오골계를 3개월에 한 번씩 300마리씩 공급받고 있다. 물량이 많지 않다며 거절해왔던 양 대표를 '삼고초려'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신라호텔의 중식당 팔선에서는 백봉오골계를 활용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환 형태의 약이 아니라 '요리'로 선보이고 있다.

장금승 서울신라호텔 팔선 책임주방장은 "깨끗이 손질한 백봉 오골계를 3시간 동안 삶아 만든 육수에 인삼과 백봉 오골계를 함께 넣어 다시 1시간 이상 조리해 백봉 오골계 본연의 영양소를 고스란히 담은 '백봉 오골계 인삼 수프'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산(충남)=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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