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평생 직장이요? 어휴 기대도 안 합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겪으며 노동시장은 변하고 있고, 기업들이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하면서 언제든 퇴사하거나 이직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업종 전체가 상황이 좋지 않은 조선ㆍ중공업을 비롯해 자동차, IT, 철강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상시적으로 희망퇴직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부서원들이 함께 밥 먹는 시간과 회식이 점차 사라지고, 여유시간동안 직원들이 자기계발과 가정에 몰두하는 것도 결국은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것과 일맥상통한다.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엄중해진 것도 영향이 있다. 최근 기업들은 철저한 성과주의체제를 도입, 부장보다 연봉이 높은 대리나 과장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고 있다. 직장에서 버티기만 하면 저절로 연봉이 오르는 체제가 아니다 보니, 회식에 참여하기보다는 자격증 하나라도 더 따서 본인의 몸값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431명 중 67.4%가 '회사가 희망퇴직을 시행한다면 신청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퇴사 생각은 없지만 위로금을 주면 신청하겠다'는 대답이 46.8%로 가장 많았고 '평생 이 회사에서 근무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이 26.7%로 뒤를 이었다. 희망퇴직 제도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여파가 더 큰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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