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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 3인조' 사건 피해자들 "이젠 제발 진실을…"

최종수정 2016.07.11 12:00 기사입력 2016.07.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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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법원 재심 결정' 항고 포기 촉구…유가족과 누명 쓴 살인범 동행한 이유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다시 고통의 터널로 들어가기 싫습니다. 지난 17년 세월은 돌아보기 힘들 정도로 끔찍했습니다."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이른바 '삼례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의 유가족과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옛 살인범'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어머니를 죽인 범인으로 알았던 이들과의 동행, 그 사연은 1999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의 77세 할머니는 강도 피해를 받고 숨졌다. 할머니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하고 현금과 패물 등 254만원 어치를 털어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9일 만에 19~20세 동네 청년 3명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묵살됐다. 그들은 지적장애와 절도 전과가 있었다.

사진=아시아경제 DB

사진=아시아경제 DB


삼례 3인조는 그렇게 유죄가 확정돼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 사건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1999년 10월 대법원 유죄판결이 나온 뒤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가 수사당국에 접수됐다.

부산지검 최모 검사는 그해 11월 '부산 출신 3인조'를 체포해 자백을 받았다. 엉뚱한 이들을 강도치사 범인으로 몰고 간 수사당국과 죄없는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법원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부산지검은 원래 사건을 처리했던 전주지검으로 넘겼고, '부산 3인조'는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동네 청년 3명은 물론 피해자 유가족도 진실을 찾고자 동분서주했다. 범인은 처벌받지 않고 엉뚱한 이들이 죄를 뒤집어쓴 결과는 유가족이 원하던 모습은 아니었다.

17년의 세월이 흐른 후, '부산 3인조' 중 한 명인 이모씨가 양심선언을 통해 자신들이 진범임을 밝혔다. 그는 공소시효(10년)가 지나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그의 행동은 진실의 불씨를 살리는 계기가 됐다.

전주지법은 지난 8일 "자백을 뒷받침하는 참고인 진술 등은 새로운 증거로서 피고인들의 무죄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면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동네 청년 3명'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은 법원의 재심 결정을 다시 판단해 달라는 의미에서 '항고'를 검토하고 있다. 재심이 확정되면 과거 검찰의 잘못이 드러날 수도 있다. 유가족은 검찰의 항고 포기를 촉구하며 이렇게 전했다.

"강도치사 건으로 어머니를 잃은 유가족과 피해자가 진범에게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 이 답답한 현실, 이젠 이 현실에서도 벗어나고 싶습니다. 진실이 필요합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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