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아마추어 시절
항상 화려한 메이어지만 「인사이드 원츠 아웃(Inside Wants Out)」의 모습은 아직 인디 뮤지션답다고 생각하게 한다. 동네 식당에서 가볍게 찍은 느낌의 재킷도 그렇거니와 존 메이어의 모습이 너무 풋풋하고 순박해 보이기까지 해서 어색하다. 훗날 제니퍼 애니스톤(Jennifer Aniston)이나 케이티 페리(Katy Perry) 등 미녀스타들과 염문을 뿌릴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수하다. 하지만 음악까지 아마추어스럽지는 않다.
첫 네 트랙은 팬들에게 익숙하다. ‘백 투 유(Back To You)’, ‘No Such Thing’, ‘마이 스투피드 마우쓰(My Stupid Mouth)’, ‘Neon’은 메이저 데뷔 앨범인 「룸 포 스퀘어스(Room for Squres)」에도 수록되었다. 듣기 편안한 팝 음악인 네 곡은 사용된 악기가 적을 뿐 데뷔앨범 버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 데뷔전에 이미 메이어의 기량이 완성단계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Neon’의 연주에선 기타 솜씨도 뽐낸다. ‘Love Soon’은 앨범에서 가장 꽂히는 곡이다. 연인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지순한 가사와 통통 튀는 스트로크가 매력적이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Comfortable’과 ‘콰이어트(Quiet)’의 잔잔함도 편하게 다가온다.
심플하게 만들어진 이 EP는 세련된 메이저 데뷔앨범과 비교하며 듣는 재미가 있다. 다만 보통의 아마추어 작품과 달리 설익은 매력보다는 농익은 매력에 가깝다는 점이 일반적인 EP들과 다르다. 가수 지망생 친구가 막 만든 자신의 노래를 전화기로 들려주는데 그 노래들이 너무 범상치 않은 기분이랄까. 단순하고 좋은 멜로디, 진지한 가사, 블루스와 컨트리의 흔적, 기타히어로의 아우라 등 훗날 최고의 뮤지션이 된 메이어의 매력과 가능성이 충만하게 채워졌다. 그의 팬이 아니어도 편하게 듣기 좋은 작품.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딱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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