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대표도 소환조사 임박
대홍기획도 겨냥…前 대표는 現 롯데면세점 대표
백화점·마트 홍보도 조심스러워…판촉 난항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국내 최대 유통기업으로 꼽히던 롯데그룹의 경영활동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비리 의혹으로 핵심 유통 계열사의 간부급 인사들이 줄줄이 소환되는 데다가 '롯데' 브랜드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되면서 마케팅에도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관련,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 7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 등 롯데면세점 입점 업체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30억원을 받고, 아들이 소유한 명품 수입ㆍ유통 업체 B사의 회삿돈 4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광고 계열사 대홍기획에 대한 검찰의 압박 수사 역시 적잖은 여파가 예상된다. 검찰은 대홍기획과 자회사와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 압수수색 등을 통해 거래내역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대홍기획은 지난해 기준 매출 58%를 국내외 계열사로부터 거뒀을 정도로 서로간의 의존도가 높다.
올해 초 선임된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부사장)가 대홍기획 대표 출신이라는 점도 리스크다. 장 대표는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 간 대홍기획의 대표를 역임했다. 대홍기획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만큼 장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연말 월드타워점 운영을 위해 특허를 따내야 하는 롯데면세점의 경영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총 책임자가 부재한 상황과 롯데를 둘러싸고 악화된 여론의 영향으로 고배를 마시게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경영능력이나 운영시설 문제가 아니라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탓에 특허를 따내지 못한 전력이 있다.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계열 회사들도 한껏 몸을 낮춘 상황이다. 여름 시즌을 맞아 다양한 할인행사 등 판촉에 나서야 할 시기지만, 내부적으로 홍보·마케팅을 자제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따라 최소한의 대응만 하고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유통업으로 사세를 키워온 국내의 대표적인 유통 명가로 꼽혀왔지만,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대내외 악재를 겪으며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신뢰와 호감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군이 많아 위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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