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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사제도개편]창립 50여년만에 '부장님' 없앤 삼성(종합)

최종수정 2016.06.27 15:21 기사입력 2016.06.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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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초사옥.

삼성 서초사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50여년만에 과거 성장을 이끌었던 수직적 조직문화를 전면 개편하기로 결정한 것은 수직적 명령체계로는 더이상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 제조업과 달리 삼성전자가 현재 영위한 첨단 제조업에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상식을 깨는 발상이 필요한 만큼 조직원 전원이 자유롭게 자신의 아이디어와 의사를 표명하고 이를 관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조직문화개선안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전자는 연공서열, 기수 중심의 인사제도와 사내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총 7단계의 수직적 직급 체계를 완전히 없애고 4단계의 직급으로 간소화 했다. 4단계의 직급도 직무 역량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입사연도와 상관없이 정해진다.

호칭은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방식을 공통으로 사용하되 부서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 수평적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임원, 팀장, 그룹장, 파트장은 종전 그대로 직책으로 호칭한다.
사원, 대리, 과장, 부장 등의 직급을 없앤 대기업은 종전에도 많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4단계 직급체계에서 연공서열을 걷어냈다는데 의의가 있다. 내부적으로 사용되는 CL1에서 CL4까지의 직급은 직무능력만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직무능력 위주의 직급체계는 실리콘밸리의 신생 IT 기업 대다수가 채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공통된 목표를 정하고 성과가 좋다면 단숨에 관리자급으로 올라서기도 하고 직무능력이 떨어진다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경우가 당연한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직급 체계 개편보다 더 눈길이 가는 대목은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는 꼭 필요하지 않은 회의를 없애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회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회의에는 참석자를 최소화한다. 보고를 위해 부하직원들을 줄이어 데려가는 종전 회의문화를 없애고 회의를 통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사람만 참석하도록 권장했다. 장시간 마라톤 회의 대신 1시간 동안 밀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1시간 베스트' 제도. 회의 시간에 의사표시를 하지 못해 좋은 의견이 묻히는 것을 막기 위해 전원 발언도 장려키로 했다.

특히 장시간 회의에도 결론을 내지 못해 또 다시 회의 일정을 잡던 종전의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기 위해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으로 결론을 도출하고 결정된 결론은 준수하도록 했다.

보고체계도 바꾼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내부 보고체계는 직급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쳐야 했지만 동시 보고를 활성화해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강화한다. 보고와 관련한 형식도 과감히 폐지하기로 했다. 간결하게 핵심 내용을 전달하되 특정 양식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 외 상급자 눈치를 보며 퇴근을 못하는 눈치성 잔업, 특근을 사내에서 뿌리 뽑고 직원들이 스스로 연중 휴가계획을 세워 재충전할 수 있도록 휴가계획도 자유롭게 세우도록 유도한다. 복장도 간소화한다. 정장차림에서 비즈니스 캐주얼로 바꾼뒤 올해 하절기부터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 착용도 허용키로 했다. 반바지 착용까지 허용한 것은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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