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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비자금’ 수원지 쫓는 檢

최종수정 2016.06.13 20:48 기사입력 2016.06.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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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검찰이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겨냥하면서 그간 그룹 수혜로 성장해 온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대홍기획 등 시스템통합 사업체(SI)들이 어김없이 과녁에 들어왔다. 검찰은 SI 계열사들이 그룹 컨트롤타워의 일감 배분에 힘입어 성장하는 과정에서 타 계열사를 중간에 끼워넣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기업집단 계열 SI업체들은 그룹 및 총수 자금관리를 총괄하는 재무담당자들과 아울러 비자금 조성의 주된 통로로 지목되곤 했다. 계열사 전산 업무와 시스템 관리를 총괄하는 것을 주 업무로 삼기 때문에 업무 특성상 매출 중 절대 규모가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할 뿐더러 매출과 수익을 그룹 내부에서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계약 형태에 변형을 가하는 것만으로도 성장세를 통제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지난 10일 호텔롯데, 롯데쇼핑,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대홍기획 등 6개 계열사 사무실 및 핵심 임원 주거지 등 총 17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11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금관리 담당 임원 3명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한국 롯데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그룹 인사ㆍ경영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에 해당하는 정책본부가 소속된 롯데쇼핑, 유통 대기업인 롯데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롯데홈쇼핑 등은 이번 수사 대상 가운데 그룹의 '머리'에 속한다.

반면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대홍기획 등은 '몸통'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전산시스템 운영ㆍ관리 및 구축사업과 함께 시스템 설치ㆍ운용ㆍ보수부터 경영컨설팅까지 포괄적인 사업을 진행한다. 전자금융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피에스넷은 유통에 따라붙는 정산기ㆍ현금자동지급기(ATM기)를 운용하며 받는 수수료에 기대 운영되고, 대홍기획은 광고물 제작ㆍ판매로 돈을 버는 업체다. 작년 말 기준 롯데정보통신, 대홍기획, 롯데피에스넷의 국내외 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 비중은 각각 86.7%, 58.9%, 11.4%에 달한다.
국내 주요 계열사 및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총수일가가 지배해 온 대표적인 오너기업인 대홍기획을 제외하면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시점은 모두 롯데그룹이 '신동빈 체제'로 이행해 간 이후라고 할 수 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신 회장이 국내 계열사의 경영관리 기능을 집중시킨 부서다. 2004년 당시 부회장이던 신 회장이 경영관리본부 수장을 맡으면서 부서 이름을 바꿨다. 인사ㆍ경영ㆍ정책을 아우르는 한국 롯데의 컨트롤타워 격이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 역시 해당 부서를 거쳐갔다.

롯데정보통신은 2004년 말 롯데전자를 합병하면서 지금의 틀을 갖췄고, 2006년 설립된 롯데피에스넷은 2008년 유상증자, 2013년 지분거래 등을 거쳐 작년 말 현재 롯데닷컴과 롯데정보통신이 각각 지분 31.3%씩을 보유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매출 의존도가 남다른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2005년 1534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이 작년 말 6025억원으로 10년만에 4배 규모로 성장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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