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형이 쓴 어린이책 '얼굴 시장'
이 시대를 외모지상주의가 지배하고 있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는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가 조사한 청소년 관련 통계를 보면 여학생의 54.6%, 남학생의 42.5%가 외모를 가꾸기 위해 성형 수술을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성형 수술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고 가꾸기보다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맞추려 한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미의 기준과 가치관을 심어 줄 우려도 있다.
주인공 하연이는 쌍꺼풀 수술을 한 주현이를 보고 자신의 눈에 불만을 갖기 시작한다. 주현이는 쌍꺼풀이 생긴 뒤 눈매도 또렷해지고 외모가 몰라보게 예뻐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짝사랑하는 찬이까지 주현이에게 반한 눈치라 하연이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하연이는 거울을 보며 자신도 쌍꺼풀만 있다면 주현이 못지않게 예뻐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에게 수술을 시켜 달라고 졸라 보지만 엄마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하연이는 속상한 마음을 거울에 대고 털어놓는다. 그러자 거울은 하연이에게 원하는 얼굴을 살 수 있는 얼굴 시장에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얼굴 시장은 과연 어떤 곳일까? 하연이는 그곳에서 원하는 얼굴을 살 수 있을까?
주인공 하연이의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음직하다. 그러니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성형 수술을 하지 않겠는가. 전에는 성인들만 성형 수술을 했지만 이제는 성형외과를 찾는 청소년 고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형 수술에 대해 신체·정신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형 수술은 자신의 외모를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맞추는 행위다. 그러므로 내면의 가치에 대해서는 등한할 수밖에 없다. 내면의 가치는 시간이 흘러도 바뀌지 않지만 대중매체나 유행, 시대의 취향이 만든 외모의 기준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얼굴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는 외모의 기준에서 벗어나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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