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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발 공급과잉의 덫 ①]세계 철강업계 쇳물 쓰나미…'생산의 함정' 빠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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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정상회담에서 철강 감산 논의
中 조강생산량, 세계의 절반 차지
美·日 주요기업 구조조정 태풍

[中발 공급과잉의 덫 ①]세계 철강업계 쇳물 쓰나미…'생산의 함정' 빠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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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지난달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중국의 철강 감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지난 6~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 8차 미중 전략ㆍ경제 대화에서도 철강 감산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의 철강시장의 축을 흔들고 있는 중국산 철강은 대체 얼마나 많이 생산되고 있기에 주요국 정상들까지 나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철강설비 과잉은 7억곘 이상에 달한다. 세계 2위 철강생산국인 일본의 7년간 조강생산량에 해당된다. 대부분이 중국의 과잉생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의 철강설비 능력은 약 11억~12억톤에 달하며, 생산량은 8억톤으로 수요(7억톤)를 웃돈다. 중국 경기 부진으로 수요를 찾지 못한 철강 잉여분이 수출로 이어지면서 세계 철강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이 전체 철강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중국의 비중은 5%에 못 미쳤다. 반면 과거 30%였던 유럽연합(EU) 기업들의 비중은 지난해 10%대로 줄었고, 약 15%였던 일본의 비중 역시 한자릿수로 줄었다.

중국발 과잉은 전 세계 철강산업을 재편시키고 있다. 미국 최대 철강회사인 US스틸은 노동자의 25%를 해고하기로 했다. 영국 최대 철강업체인 인도 타타스틸은 영국에서 철수 방침을 밝혀 영국정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독일에서는 철강 노동자들이 중국의 공급과잉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산 철강 과잉의 여파로 자국산업과 노동 시장 붕괴를 접한 국가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국 주요 제철소들도 대응에 나섰지만 쉽게 해법을 찾기는 여렵다. 일본 2위 철강업체인 JFE스틸은 중국의 철강 과잉생산으로 인해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일본 내 생산거점의 시스템 통합에 나선다.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인 사물인터넷(Iot)까지 적용해 생산비용을 절감, 활로를 모색한다는 게 JEF스틸의 계획이다.

오는 2022년까지 700억엔(약 7600억원)을 투입해 일본 내 전체 생산거점의 기간시스템을 통합할 예정이다. 2003년 NKK와 가와사키제철이 통합해 JFE스틸이 출범한 이래 최대 규모의 통합이다. 일본 1위 업체 신일본제철주금은 브라질 제철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미중전략경제대화에서 중국측이 철강공급과잉 해소를 약속했지만 중국발 생산과잉 현상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고용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의 생산과잉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업 확산으로 인한 사회불안정과 내수 경제 둔화 우려로 인해 지역정부가 생산을 계속 늘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앙정부가 과잉생산을 줄이고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공염불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국유기업으로, 시장 수요에 따라 운영되기보다는 국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점도 생산과잉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철강업계 수장들은 중국의 독불장군적 행태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철강업체 뉴코의 최고경영자(CEO)인 존 페리올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철강 과잉생산 문제를 곧 해결하려 들 것 같지 않다"며 "중국 정부는 미국에 대항해 그들 기업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있으며, 그들(중국)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광산업체인 클리프내츄럴리소시스의 로렌코 곤칼브스 CEO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언제나 불공정하게 행동해왔다"며 "그들이 (철강업계의 어려움을 야기한) 주범이며 문제인데도, 협상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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