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날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오후 5시 등 세 차례에 걸쳐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한다. 현대상선은 이 자리에서 전체 8043억원의 회사채의 50%를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3년 분할상환(5년 만기)으로 변경, 원금에 대한 이자율을 1%로 조정하는 내용의 채무조정안을 사채권자들에게 제시할 예정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번 채무재조정 안건의 가결을 낙관하고 있다. 현대상선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한 채무조정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동의서가 상당수 위임이 된 상태로 이번 집회에서 채무재조정안이 가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조정안 부결로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채권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제시하는 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채무조정안이 가결되려면 출석 사채권의 3분의 2 이상, 총 채권액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한다.
용선료 협상에 대한 최종적인 결과는 내달초께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 결과가 채권단의 최종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내달 중순 이전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에 따르면 전체 용선료 협상을 좌우할 주요 컨테이너선사들과의 협상도 타결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집회를 하루 앞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용선료 조정에 대한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고, 조속한 시일 내 합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이 주력으로 하는 컨테이너선은 다나오스(13척), 조디악(6척), 이스턴퍼시픽·나비오스·캐피털십매니지먼트(각 5척) 등 해외 선주들로부터 배를 빌려 운항하고 있다. 다만 용선료 인하 폭은 당초 현대상선이 목표로 한 30%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