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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크라우드펀딩 기업을 가다]빨라진 자금 조달…'달리는 스타트업'에 날개 달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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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크라우드펀딩 기업을 가다]3. 동남아 대표 플랫폼 '크라우도(Crowdo)'

투자 받으려면 6개월 이상 걸렸는데
크라우드펀딩은 한달 보름이면 충분
창업 3년새 70개국 투자자 2만명 유치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지사 설립


리오 시마다 크라우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리오 시마다 크라우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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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동남쪽으로 30여분을 달리면 푸른 나무와 싱그러운 풀내음으로 가득 찬 '사이언스 파크'가 나타난다. 싱가포르 대학과 벤처기업,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 있는 싱가포르 최대 연구개발(R&D) 단지인 이곳에는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크라우도(Crowdo) 본사가 위치해 있다. 크라우도는 지난 2013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동남아시아의 '숨은 보석'을 잇달아 발굴해 동남앗아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로 성장했다.

최근 크라우도 싱가포르 본사에서 만난 리오 시마다 크라우도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동남아 국내총생산(GDP)의 50~70%가 소기업에서 창출된다"면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좋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면 향후 GDP 증가와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라우도의 역할은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모델을 통해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업체와 글로벌 자본을 연결하는 일이다. 리오 CEO는 크라우도 창업 전 미국 컨설팅전문회사인 맥킨지에서 8년동안 인수합병(M&A)과 파이낸싱 업무를, 영국 주류회사인 디아지오에서 전략과 M&A 업무를 담당했다. 두 회사에서 일하면서 금융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느꼈다. 미국 컨설팅전문회사인 액샌츄어와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에서 투자 업무를 담당한 니콜라 카스텔누오보 크라우도 공동창업자와 손잡고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뛰어든 배경이다.

리오 시마다 CEO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기존에는 6개월 이상이 걸렸지만 크라우드펀딩을 통하면 길어야 한달 보름이면 충분하다"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좋은 기업에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도는 투자자들에게 소개할 스타트업으로 시장 규모가 큰 소매, 음식료, 첨단기술 업종을 주로 선정한다. 제품화가 가능한지,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인지도 꼼꼼하게 살핀다. 기존 투자 파트너에게 추천을 받는 경우에도 철저한 정보 수집과 검증 과정을 거친다.

리오 CEO는 "우선 정부 정책이나 법규를 위반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한다"며 "이후 사업 내용, 시장 잠재력, 경쟁력을 파악하고 재무, 감사, 경영상 문제가 없는지를 검토한다"고 말했다.

크라우도는 창업 3년만인 현재 70개국에서 2만명의 투자자를 유치했다. 수익 모델은 스타트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자로부터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방식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기준 전체 모금액의 7.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투자자도 분기마다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사를 설립하며 시장을 넓혔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투자 대가로 이자를 받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말레이시아에서는 투자 대가로 지분을 받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집중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합법화하기로 하면서 이르면 오는 6월부터는 싱가포르에서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시작한다. 향후 태국, 베트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리오 CEO는 "전 세계에서 2만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고 증권형과 대출형 모델을 모두 제공해 기업과 투자자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다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각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 정부가 도입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성공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리오 CEO는 조언했다. 그는 "정부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면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실패할 수 있다"며 "정부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운영중인 회사 등 업계와 충분히 대화하고 자문을 구해 함께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스타트업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 조달시 서류 제출 등의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지나치게 높아 부분적으로는 실패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잘 갖춰진 플랫폼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자국 내에서만 투자 기회를 찾으려고 하지 말고 상황이 된다면 글로벌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오 CEO의 꿈은 무엇일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다음 목표는 '디지털 뱅크'라고 힘주어 말했다. 리오 CEO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디지털 뱅크로서 새로운 은행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투자 상품과 기회를 제시하고 있는 크라우도는 향후 다양한 은행 고객들을 끌어들여 최고의 디지털 뱅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원=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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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샌프란시스코·밴쿠버=황진영 차장 young@asiae.co.kr
밀라노·베르가모(이탈리아)=임철영 기자
예루살렘·텔아비브·싱가포르=권해영 기자
런던·케임브리지=최서연 기자
(이상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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