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0대 은행 中 국내銀 6곳 포함…수익지표 '평균 이하'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글로벌 100대 은행 중 우리나라 은행은 총 6곳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위 50위권 내에는 한 곳도 들어가지 못한 데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가 글로벌 평균에 크게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국제 은행 통계사이트 뱅크스코프(Bankscope)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100대 은행에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우리은행·농협·기업은행 등 6곳이 포함됐다. 이 순위는 보통주에 자본ㆍ이익잉여금을 추가한 기본자본(Tier 1)을 기준으로 선정한 것이다.

글로벌 1위 은행은 중국의 ICBC가 차지했고, 농업은행(ABC) 5위, 교통은행 13위 등 각각 순위가 급부상해 전반적으로 중국계 은행이 약진했다. 반면 HSBC·버클레이(Barclays)·RBS·도이치뱅크(Deutsche Bank) 등 유럽의 전통적인 대형 은행들은 20위권 안에 올랐으나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일제히 떨어졌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0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10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캐나다와 동일한 6곳이 포함됐으나 상위 50위권 안에는 한 곳도 들어가지 못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다만 글로벌 100대 은행에 포함됐던 일부 은행의 자료가 원 자료에 누락돼 있어 구체적인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희수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50대 은행에 한 곳도 포함돼지 못했다"며 "경제 규모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50위권 내 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글로벌 100대 은행의 '총자산 대비 대출 비중' 평균은 53%로 조사됐다. 상위 10대 은행 평균은 45.7%, 11~50위는 48%, 51~100위는 58.4%로 각각 나타났다. 우리나라 은행 6곳의 평균은 68%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은행의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우리나라 은행이 현저히 낮았다.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 ROE는 9.56%, 상위 10대 은행은 11.59%, 11~50위 8.71%, 51~100위 9.80%로 각각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은행의 ROE는 5.56%에 그쳤다.

다만 부실채권(NPL) 비율은 1.45%로, 전체 평균(3.58%)보다 낮아 건전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의 수익성은 글로벌 은행 수준을 하회하고 있어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향후 자산 경쟁보다 자본 확충과 수익성 제고에 초첨을 둔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