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리모콘 이용 사기 범죄 의혹…법원 '마약 음료' 가능성 제기하며 무죄 확정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USB 리모콘을 이용한 스크린 내기 골프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들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그들의 억울한 사연을 고려한 법원의 판단이었을까.


사건은 2009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내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2009년 12월 이모씨, 최모씨 등과 공모해 USB를 컴퓨터에 꼽고 리모콘을 통해 내기골프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피해자 A씨에게 이러한 방법으로 5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또 이들은 2010년 1월 피해자 B씨를 상대로 같은 방법으로 내기 골프 사기를 저질러 128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1년, 이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최씨는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1심은 골프연습장 운영자 김씨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다"면서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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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심은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이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의 무죄 판단 사유는 각기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2심은 이들에게 적용된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선 2심은 김씨의 선고 이유와 관련해 "피해자보다 월등한 골프실력을 가지고 있어 피해자와 내기골프를 하면 기망행위 없이도 대체로 이길 수 있는데도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화면을 조작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판시했다.


2심은 이씨의 무죄에 대해서는 '다른 의도'에 주목했다. 애초 피해자는 이씨 등이 약을 탄 음료를 먹여서 사기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실제 당시 피해자가 마시던 음류수에 대하여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성분 검사를 한 결과 마약류인 로라제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이씨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마약류가 든 약이 발견돼 이씨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마약, 향정)죄로 처벌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씨는 약을 탄 일이 없고 USB와 화면을 조작해 내기골프를 했다고 주장했고, 이번 사건 수사도 그러한 방향으로 진행됐다. 결국 USB와 리모콘을 이용한 사기골프 논란이 이 사건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2심은 그러한 상황에 의혹을 제기했다.


2심은 "(이씨와 최씨가) 약을 탄 음료수를 사용해 내기골프 한 것을 감추기 위해 USB와 리모컨으로 화면을 조작해 내기골프를 하였다고 진술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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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그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했다.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USB를 이용한 스크린 내기 골프 사기 혐의는 무죄로 정리됐지만, 마약 성분을 이용한 사기 혐의를 둘러싼 처벌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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