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기관개혁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건 분명 사실이다. 공공기관 경영개선의 핵심으로 꼽히는 부채감축의 경우 지난달 말에 기획재정부가 집계한 결과 2015년 전체 공공기관(320개)의 부채가 505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조4000억원 감소했다. 전년도보다 27배나 큰 감소폭으로, 부채비율도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183%로 떨어졌다. 임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복리후생도 상당폭 줄이고 있다.
'판공비'라 불리는 업추비를 삭감했다가 1년 만에 다시 올린 것에서도 그 같은 '꼼수 개혁'의 행태가 엿보인다. 물론 전체적으로 업추비의 증가폭도 미미하고 일부 기관에선 다시 늘려야 할 불가피한 사정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경영실적의 악화에도 업추비를 전년보다 4배나 올린 일부 기관의 '과감한' 행태 등을 보면 공공기관이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각오와 실천이 아직 크게 부족한 듯하다.
구체적인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업추비가 특히 '투명 경영'을 보여주는 항목 중 하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부채 500조원이 넘는 공공기관 개혁의 출발점은 기관들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먼저다. 또 자구노력은 모든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체질개선도, 경영개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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