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채권 지난해 30조원 육박…'외환위기 이후 최대'
대기업 잇단 경영악화 여파…전체 부실채권 中 대기업 60% 차지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조선·해운업계 대기업 부실 여파로 지난해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30조원에 육박,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권의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규모는 총 29조9752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대기업 부실채권이 17조6945억원으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대기업 부실채권 증가액도 7조3312억원을 기록, 2008년 관련 통계 조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역대 부실채권 규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60조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듬해인 2000년 42조원으로 줄어든 뒤 2001년 18조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07년 7조7000억원까지 감소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4조7000억원으로 다시 늘어난 뒤 18~25조원 선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 한 해 동안 5조7633억원의 부실채권이 크게 늘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반면 중소기업과 가계여신 규모는 대기업 여신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지만 부실채권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소기업 여신 증가액은 대기업의 약 7배에 해당하는 50조3626억원이었으나 부실채권은 8859억원 줄었다. 가계여신도 대기업 여신의 6배가 넘는 44조6270억원이 증가했지만 부실채권은 6125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대기업 부실이 심각해지자 대형 시중은행들은 대기업 대출 비중 줄이기에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통합 이후 대기업 여신을 꾸준히 줄여 올 1분기 대기업 대출액이 1조414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6.2%(1조4140억원) 줄었다. 성동조선과 SPP조선에 거액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보유한 우리은행도 2014년 말 21.1%를 차지했던 대기업 여신 비중을 올해 3월 말 20.5%로 줄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