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정책 변화 예고
이번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표면적 이유는 이란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의 불참이 예정됐던 변수였던 만큼 사우디의 강경론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난도 나온다. 당초 사우디 편에 서서 산유량 동결 합의를 주도했던 러시아의 알렉산드로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회의 결렬 후 "모든 국가의 동결 참여를 원했던 사우디의 주장은 비합리적이었다"라면서 이란 책임론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회의 당일 동결 합의 초안까지 작성했던 알 나이미 장관이 사우디 왕정으로부터 호출을 받은 이후 초안 폐기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하 합의 실패 이후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살만 부왕세자가 가격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주요 인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합의 불발에도 불구하고 원유시장은 '예견된 악재'라는 분위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1.4% 하락한 39.7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는 0.4% 내린 42.93달러를 기록했다. 산유국들이 감산은커녕 생산량 동결 합의도 이루지 못하면서 오는 6월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도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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