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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이 우리탓?"…이란이 원유 증산 고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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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배럴당 40달러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30달러대로 뚝 떨어졌다. 이젠 37달러대까지 밀려나 20달러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은 지난 4일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가 감산 합의에 실패한 영향이 크다. 과잉공급 우려를 결국 떨쳐내지 못한 탓이다.
OPEC 회의가 불발에 그친 것은 이란이 자국 원유의 무조건적인 증산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그동안 서방의 경제제재로 석유 수출이 힘들었던 만큼 자국만은 증산에 나서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회의 전에도 "증산은 우리의 권리"라며 "산유량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란의 고집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상황들 때문이다. 저유가는 석유 판매로 국가를 운영하는 산유국들에게 악재가 분명함에도 이란이 무조건적인 증산을 고집한 것은 원유시장 내 점유율을 뺏길 수 없다는 인식이 컸다.

중동 내 원유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미 할당량을 초과해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11월 기준 할당 쿼터 8000배럴 보다 2280배럴 가량 초과됐다. 아랍에미리트 역시 할당 쿼터 2000배럴 보다 700배럴 가량 초과 생산했으며 쿠웨이트도 할당량(2000배럴) 대비 약 630배럴 초과됐다.
반면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매장량 보유국임에도 할당량 자체가 2000배럴 가량으로 낮고 생산량도 쿼터 대비 530배럴 가량 적다. 사우디의 초과 생산량이 이란의 할당량 보다도 한참 많은 셈이다. 이란 석유장관이 회의 직후 "공급과잉 생산국들이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게다가 양국은 오랫동안 종파 간 앙숙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 생산량과 쿼터 모두 불만인 이란 입장에서는 이미 초과 생산하고 있는 국가들의 감산 제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결국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OPEC 회원국 간 감산 합의가 불발에 그치면서 과잉공급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와 미국 셰일업체가 점유율 확보를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지 않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데다 이란까지 가세하며 추가 유가 하락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하루 평균 180만 배럴이던 수요가 내년엔 120만 배럴로 감소할 것"이라며 "공급과잉으로 내년엔 유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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