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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美대선 레이스①]19일의 뉴욕,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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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美대선 레이스①]19일의 뉴욕,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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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수 없는 결전의 한판
트럼프·힐러리 "대세 되찾겠다"
크루즈·샌더스 "역전 굳히겠다"


[뉴욕=김근철 특파원]후반부로 접어든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통상 연초부터 시작된 경선은 4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든다. 이때쯤이면 유력 대선 후보가 윤곽을 드러내고 분위기도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 모드로 바뀌어가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위스콘신주 경선이 '터닝 포인트(전환점)'가 됐다. 양당의 선두주자들이 모두 덜미를 잡히고 추격 사정권 안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각당의 최종 후보가 발표될 때까지 경선 레이스는 그야말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상황이 돼버렸다. 최종 순간까지 대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부진에 빠진 선두 주자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나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위스콘신 패배는 단순히 '1패'가 아니다. 더 뼈아픈 대목은 최근의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선에서 독주 채비를 서둘렀던 트럼프는 최근 들어 난기류에 빠져들고 있다. 스스로 내뱉은 실언과 우왕좌왕하는 처신으로 자초한 것이다. 최근 그가 거론한 '낙태 여성 처벌론'을 필두로 측근 폭력 사건 두둔, 한국 및 일본 핵무장 허용 발언들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던 그의 지지층 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들이다. 더구나 트럼프는 낙태 여성 처벌 발언을 두고 3일 사이에 5번이나 입장을 바꿨다. '준비 안된 후보'라는 낙인을 자신의 이마에 스스로 찍어버린 셈이다. 이틈을 이용해 공화당 주류들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구심점으로 삼아 트럼프 저지 공세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차츰 먹혀 들고 있는 중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경우 3월 중순까지는 경선의 고비를 넘겼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패의 늪에 빠지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3월 22일 경선 이후 위스콘신 예비선거에 이르기 까지 7개 지역 중 6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위스콘신을 비롯한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북부 공업지역)'에서 노동자와 경제 살리기 공약이 먹혀 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도 "(위스콘신 지역에서) 경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 샌더스를 찍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클린턴 전 장관은 백인 및 노동자층으로부터 좀처럼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지목된다. 이밖에 여전히 이메일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특권층 이미지를 벗지 못한 것도 최근 지지율 부진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뜨거워진 후반 레이스= 누구도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후반부 경선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당장 오는 19일 치러질 뉴욕주 경선이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에 걸려있는 대의원수도 각각 291명과 95명이나 된다. 여기에 '미국의 심장부 뉴욕'이란 상징성 때문에 놓쳐서는 안될 지역이다.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모두 뉴욕에서 승리를 거둬 최근 부진을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주 상원의원을 역임했고 현재 거주지이기도 하다. 뉴욕은 클린턴 가문의 아성으로 불릴 정도로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6일 "샌더스 의원을 민주당이라 해야 할 지 의문이 든다"는 자격론까지 거론하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뉴욕시 외곽 부르클린 출신인 샌더스 의원은 클린턴 전 장관의 월가 유착 논란과 소득 불평등 해소 등을 전면에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트럼프는 뉴욕 퀸스 출신이다. 트럼프 가문의 부동산 투자 사업도 뉴욕을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홈그라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는 뉴욕 연고를 내세워 대승을 거둔 뒤 다시한번 후반 부 경선 독주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공화당 주류와 크루즈 의원측은 저지에 총력이다. 이미 몇몇 주류측 인사들이 지난 5일 뉴욕 시내에서 거물급 기부자들을 만나 트럼프 저지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누가 본선에 오르나= 경선 국면이 예기치 못한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체감 온도는 조금 다르다. 공화당은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최종 승자를 가려야 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해졌다. 현재 트럼프는 739명의 대의원을 확보, 크루즈 의원(502명)과 존 케이식 주지사(143명)보다 앞서있다.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과반수 대의원인 1237명을 확보, 자력으로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은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종 승부가 결국 7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의 자유투표 비율이 높아지는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 방식으로 간다면 당내 주류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공화당 후보 지명 확률은 그만큼 낮아진다는 얘기다.
크루즈 의원이 5일 밤 위스콘신 승리를 자축하는 연설을 통해 "힐러리, 조심하시오. 이제는 내가 상대하겠소"라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메시지다.

한편 민주당은 샌더스의 맹추격을 받더라도 클린턴 전 장관이 경선을 통해 과반수 대의원(2383명)을 확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현재 1778명의 대의원을 확보했고, 샌더스가 확보한 대의원 1058명이다. 승리를 위한 매직넘버를 클린턴은 605명 남겨둔 상태이고, 샌더스는 1325명이나 더 필요하다. 더구나 클린턴은 뉴욕은 물론 대형주 캘리포니아(546명) 등에서 확고한 우위를 보이고 있어 힘겹게라도 후보 선출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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