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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恐지능 시대]인간, 인공지능을 새로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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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工지능, 人恐지능


아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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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국마저 충격패 '알파고 쇼크'
알파고의 눈과 손이 된 사람, 아자황
그가 환기시킨 '인간의 아바타化' 공포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 10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2국이 열리고 있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는 대국 초반 우하귀에서 11번 수를 둔 후 다음 상변에 13번 수를 뒀다. 통상 하변을 지키는 정석과 달랐다. 이어 곧바로 손을 돌려 우하귀에 15번을 착점했다.

이 같은 변칙 수가 나올 경우 프로 기사는 통상 상대방을 한번 쳐다본다. 얼굴 표정을 보며 수를 읽기 위해서다.하지만 이세돌 9단은 그냥 바둑판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상대편에 앉은 사람은 구글 직원인 아자 황(Aja Hwang) 박사. 그는 묵묵히 알파고가 시키는 대로 착점할 뿐 얼굴에서는 아무런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아자 황 박사는 AI가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알파고의 '아바타'다. 아자 황 박사는 미래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AI, 인간 통제 벗어나 인류종말 불러온다"
스티븐 호킹·일론 머스크 등 비관론 주장
"인간과 AI 협업, 새로운 일자리 창출할 것"
여기시간 증대·생산성 향상 등 긍정 전망도



◆AI의 지시받는 인류 = 공상과학영화(SF)의 선구적인 작품인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1968)'에 등장하는 컴퓨터 HAL9000은 사람과 자연어로 대화한다. HAL9000은 오류를 은폐하기 위해 승무원을 살해하기도 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는 슈퍼컴퓨터 '스카이넷'이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 2014년 개봉한 '트랜센던스'에서는 인류를 합친 것 이상의 지성과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는 슈퍼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한다.

최근 개봉한 '엑스 마키나'에는 마치 구글을 연상케 하는 블루북이 개발한 AI 로봇 '에이바'가 등장한다. 에이바는 인터넷과 세상의 모든 사람의 표정과 정보를 모아 만들어졌으며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고 거짓말까지 한다.

구글 알파고는 이세돌과 1, 2국을 진행하던 지난 9일과 10일 '인간이라면 둘 수 없는' 변칙을 수도 없이 선보였다. 대국을 지켜본 프로기사들은 모두 이를 실수라고 판단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수는 정교하게 계산된 것이었다.

대국을 지켜본 프로기사는 물론 수많은 전문가들은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이 알파고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며 공포감마저 느꼈다. 영화에 등장하던 AI가 더이상 영화 속의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AI, 인류 멸망의 서곡(?) =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올랐다. 4차 산업혁명은 기업들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높이는 시대를 말하며 3D프린팅, 로봇, 나노기술과 함께 AI가 주요 동인으로 분석됐다.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결과 향후 5년간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분야들을 하나둘씩 대체하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점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단순히 기계를 보조하거나 기계의 지시를 수행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마치 아자 황 박사처럼 말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AI 기술이 완전히 구현되면 인류의 종말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앨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은 악마를 불러들이는 것과 같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세돌 알파고 바둑 대결서 알파고에게 불계패 당한 본인 이세돌 / 사진=구글 제공

이세돌 알파고 바둑 대결서 알파고에게 불계패 당한 본인 이세돌 / 사진=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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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년 역사, 인류의 미래는 = AI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기우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AI를 만든 것 역시 사람일 뿐이며 AI로 인류의 삶이 더욱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호진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같은 AI가 나올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AI는 사람이 만든 기술이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일자리가 더 창출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손영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PC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무직이 없어질 것이라 걱정했으나 실제로는 더 많은 사무직이 필요해졌다"며 "AI와 인간이 협업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바둑은 변수가 많지만 확률을 계산하는 게임"이라며 AI의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AI 시대의 도래에 따른 사회적ㆍ경제적 제도 변화에 대한 연구도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대식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는 "AI 기술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법과 제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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