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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 잃은 이세돌, 난생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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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감독' 김영환 9단이 바라본 대국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이세돌 9단이 대국 중 그렇게 다양한 표정을 짓는 건 처음 봤습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김영환 9단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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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이세돌 9단. 9일 펼쳐진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에선 달랐다.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해하고, 헛웃음을 흘리며 자책하는가 하면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난감한 표정도 드러냈다. GS칼텍스 바둑팀 '킥스(Kixx)'를 이끌고 있는 김영환 감독(9단)은 "신의 경지라고 불리는 바둑 9단 이세돌도 인공지능의 예상 밖 실력에 적지 않게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평했다.

초반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이 9단은 여유를 보이듯 몇 가지 변칙 수도 선보였다. 7번째 수로 우변에 정형에서 벗어난 돌을 놓으며 판을 흔들었다. 기존에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수다. 김 감독은 이 수를 일종의 변형 포석으로 알파고의 능력을 테스트해 보려는 수로 해석했다. 알파고 역시 이에 질세라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반격에 나섰다. 이 9단은 상대방이 만만치 않다고 직감했다. 이후 알파고보다 더 많은 제한시간을 소비하면서 장고를 거듭했다.

알파고의 실수도 나왔다. 중반에 접어들면서 정상급 프로기사라면 절대 두지 않을 터무니없는 수를 알파고가 2~3번 반복했다. 방심했을까. 이 9단은 상당히 바둑을 빨리 뒀다. 알파고가 적절히 방어하면서 되레 반격에 나서자 이 9단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해 했다. 다시 접전이 벌어지자 이 9단은 헛웃음을 흘리며 자책에 빠졌다.
중반 이후 알파고가 102번째 수로 우변 흑 진영에 침투하자 이 9단은 순간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졌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인공지능의 예상 밖 공격에 일격을 당한 것이다. 이후 대국이 끝날때까지 이 9단은 알파고에 끌려갔다. 결국 이 9단은 186수 만에 돌을 던지며 패배를 인정했다. 김 감독은 첫 대국은 알파고의 승리로 마무리가 됐지만 진정한 승부는 2국부터라고 했다. 김 감독은 "베일에 가려진 알파고와의 1국을 경험했으니, 진정한 승부는 2국부터 펼쳐질 것"이라며 "이 9단이 2국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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