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강북에서 강남 삼성동까지 출근하는 박모(38ㆍ여)씨는 22일 1시간 넘게 지각을 했다. 평소 한 시간이면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우회도로가 꽉 막혀 차가 꼼짝을 못한 탓이다. 박씨의 경우 내부순환로 통제 사실을 모른 채 자가용을 타고 출근했다가 호된 교통 체증에 시달린 사례다.
서울시가 22일 자정부터 안전상 중대 결함 발견을 이유로 내부순환로 길음~사근IC 구간을 폐쇄하자 우회로를 중심으로 일부 구간에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이날 가장 많이 막힌 곳은 길음램프에서 종암사거리 인근이다. 미아사거리~고려대 방향은 평소보다 확연히 늘어난 차량으로 오전 7시부터 정체가 시작됐다.
용두역에서 종암사거리까지 가는 길도 꽉 막힌 상태였다. 시내버스 기사 이병석(60ㆍ110B번)씨는 "평소 용두역부터 고려대역까지는 안 막히는 편인데 지금은 정체가 심하다"고 전했다.
월곡램프에서 마장동 방향도 평소보다 이른 오전5시30분 부터 정체가 시작됐다. 근처 상인 고용주(68)씨는 "원래 이 길은 8시 30분부터 막히는데 오늘은 5시 40분부터 막혔다. 다른 길도 있는데 사람들이 순환도로 통제를 모르고 나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결정 탓에 혼란도 극심했다. 통제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램프로 진입하려다 멈추는 바람에 추돌 사고가 날 뻔한 일이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쯤 사근램프에서는 한 승용차가 램프 진입을 시도하다 통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멈추는 바람에 뒤에 있던 대형 화물트럭과 교통사고를 낼 뻔한 장면이 목격됐다.
통제를 해도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는 차량이 많아 자원봉사에 나선 모범택시 기사들이나 경찰들이 애를 먹기도 했다. 자원봉사를 하던 모범택시 기사 이석우(69)씨는 "동료 기사 6명이서 4교대로 공사가 끝날 때까지 통제를 할 예정인데, 어떤 차들은 통제를 해도 말을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돌진을 해 위험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우회도로를 몰라 헤매는 시민들도 많았다. 램프 한 곳에서 10분당 10여명의 시민들이 차량을 멈춘 채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거나 경찰ㆍ자원봉사자에게 우회로를 묻는 장면들이 숱하게 목격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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