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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히지 않는 '여의도 안개', 과열되는 진흙탕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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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아무래도 신문사가 A국회의원의 사주를 받은 것 같습니다. A의원 지지율이 제 지지율을 앞선다는 기사가 실린 신문을 평소와 달리 유난히 많이 발행한 것도 그렇고, 유독 사람이 많이 지나는 곳에 배포한 것도 이상합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으니 조사를 요구합니다."

수도권의 총선 예비후보 B씨는 최근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이같은 내용으로 조사를 의뢰했다.
경쟁자이자 현역인 A의원이 자신의 권력으로 지역 신문사를 압박해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내용이다.

A의원 측은 "신문사 사주와 일면식도 없다"며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관위는 일단 의뢰를 접수 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결과를 기재하는 방식에 특별히 문제가 없었고, 신문사가 발행 부수를 늘리거나 배포 방식을 바꾸는 걸 무턱대고 규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4ㆍ13총선(제20대)이 가까워지면서 이런 식으로 꼬투리를 잡아 어떻게든 경쟁자를 흡집내려는 조사ㆍ수사 의뢰와 고소ㆍ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심지어 경쟁 후보의 홍보행사를 몰래 관찰한 뒤 트집을 잡아 고발했다가 '기획 고발'이라는 의심을 사 역으로 고소 당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진흙탕 싸움의 단면이다. 이런 다툼에는 여야도, 정파도 없다.

선관위는 당혹스럽다. 일단 걸고넘어져보자는 '묻지마식' 조사 의뢰가 너무 많아서다.

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16일 "어떤 사람들로부터 정확하게 몇 건의 조사 의뢰가 있었는 지를 집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과장이나 허위 신고가 많이 섞여있어서, 실제로 조사에 착수해 조치를 내리거나 수사기관에 넘기는 사안보다 그러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경쟁이 갈수록 혼탁해지다보니 실제로 조치가 내려지거나 사법처리 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검찰의 선거사범 적발 건수는 19대 때보다 크게 늘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까지 4ㆍ13총선과 관련한 선거사범은 전국에서 모두 286명으로 19대 총선 당시 투표 58일 전 기준 209명에서 36.8% 증가했다.

이 가운데 12명은 이미 기소됐고 25명은 불기소 처분됐다.

249명이 수사, 87명이 내사를 받고 있어 재판에 넘겨지는 선거사범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앙선관위가 이번 총선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 및 수사의뢰 하거나 경고 등 조치를 내린 건수는 지난 13일(총선 D-60) 현재까지 모두 269건이다.

4ㆍ13총선을 앞두고 과열ㆍ혼탁 양상이 상대적으로 더 짙어지는 건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의 정치상황이 그만큼 불안정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새누리당의 한 수도권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 방식을 두고 충돌해 향후 선거일정 자체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지 않았느냐"면서 "예비후보들 입장에선 불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수도권에서 총선을 준비하는 한 예비후보는 "20% 컷오프나 탈당, 분열 같은 민감한 이슈가 총선 직전까지 계속 표출될 것 같은데, 이렇게 혼란이 이어지면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못 해 향후 정치일정 전체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남아있는 점도 진흙탕 싸움을 부추기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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