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혐의 벗은 라면업계, '미운털' 박힌 삼양식품 '외톨이' 전락하나
나 홀로 리니언시로 업계 궁지에 몰아넣어
"나 혼자 살겠다"는 결정, '자충수'로 되돌아 와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농심에 이어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가 라면값 담합 혐의를 벗고 과징금을 돌려받게 되며 약 3년6개월 가량의 라면가격 담합 소송이 종지부를 찍었다.
농심 등 3사는 담합에 대한 혐의를 벗고 과징금까지 돌려받게 됐지만 리니언시(자신신고자 감면제도)로 과징금을 면했던 삼양식품은 다소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라면업체가 2001년∼2010년 '라면거래질서 정상화협의회'를 꾸리고 6차례 라면값을 담합해 올렸다며 2012년 과징금 처분을 했다.
시장점유율이 월등한 농심이 가격인상안을 마련해 알려줬다는 게 조사결과였다. 이는 식품업계에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농심의 연간 영업이익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농심은 2014년과 2013년 각각 735억원, 9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불복한 농심은 과징금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지난해 말 농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에 대해서도 과징금 부과 처분을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가 부과받은 과징금은 각각 98억4800만원, 62억6600만원이다. 삼양식품도 120억6000만원을 부과받았으나 리니언시로 과징금을 면했다.
당시 라면업계는 삼양식품의 리니언시로 담합에 대한 혐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며 과징금 부과는 물론이고 3년6개월여간 '국민을 상대로 가격을 담합하는 업체'로 오명을 안고 지내게 됐다.
과징금을 면하기 위한 삼양식품의 법리적 근거가 없고 확실한 증거도 없는 주장에 애꿎은 경쟁사들만 누명을 쓴 것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의 동반자 개념없이 자기네만 살겠다고 내린 결정이 자충수가 됐다"며 "삼양식품은 당분간 라면업계에서 '눈칫밥'을 먹는 '외톨이' 신세로 전략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소송은 끝이 났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돌려줘야 할 과징금에 대한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농심에 환급해줘야 할 돈은 1080억7000만원과 환급에 따른 가산금 약 109억원이다.
과징금에 대통령이 정하는 환급금 가산금리(연 2.9%)가 붙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의하면 기업이 부담한 돈이 나라 재정에 사용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자를 돌려주는 개념이다. 농심은 “과징금 환수 과정에 대해서는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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