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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에게 말과 행동 따듯하게 합니다”...서울시 직원 자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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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과장 이상 관리자 책상 앞에 놓은 ‘관리자 10가지 자세’만 잘지켰더라도 직원 투신 자살 사건 일어나지 않을 것 뒤늦은 참회 목소리 높아...이번 기회에 새로운 서울시 조직문화 조성 계기되도록 뼈깎는 노력 기울여야 할 듯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1. ‘직원을 가족으로 여기고 존중합니다’
2. 직원 개개인의 삶을 충분히 인정합니다
3. 직원에게 말과 행동을 따듯하게 합니다.
4. 모든 직원을 똑같이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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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직원의 의견을 소중히 경청하고 소통합니다
10. 직원과 함께 변화하는 행정을 이끌어갑니다
이는 서울시청 과장급 이상 간부공무원 책상 앞에 놓여 있는 ‘서울시 관리자로서 사는 10가지 자세’란 제목이다.

서울시 간부로서 조직 운영을 위한 행동 강령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담긴 대로 간부들이 아래 직원들을 대한다면 서울시청은 아마 가정과 비슷한 ‘천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른 것같다. 아직도 아래 직원들에게 사무실이 떠나가도록 쩌렁쩌렁한 소리로 야단치거나 윽박지르는 간부들이 있는 모양이다.
서울시 관리자 10가지 행동강령

서울시 관리자 10가지 행동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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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는 대기관리과 A씨(48)과 재무과 B씨(40)가 사흘동안 잇달아 별관에서 투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서울시 조직문화에 대한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능직으로 오래 근무하다 일반직으로 전직해 대기관리과에서 근무하다 자살한 직원은 자신보다 한창 젊은 나이의 상사로부터 심한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딸의 SNS 글 등이 돌면서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어느 조직에나 구성원의 능력은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직급과 대접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간부들이 이런 사실을 망각하고 부하 직원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한다면 개인이 받은 충격은 말할 것도 없고 조직 또한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특히 지금은 어느 조직이든 과거 권위주의 시대처럼 위에서 내리 누르는 리더십을 발휘해서는 조직의 활력과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없다.

간부와 직원이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일을 만들어 가는데서 보람을 느끼면서 능률도 더 오른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업무 강도가 엄청 높은 게 사실이다. 윗사람들이 토·일요일 사무실에 나오지 말라고 하지만 그대로 지킨 직원은 거의 없을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다.

서울 자치구 공무원들은 "일이 너무 많아 시청으로 옮기기 겁이 난다"고 말할 정도다.

오세훈 전 시장은 물론 박원순 현 시장도 공개적으로 직원들에게 휴일에는 사무실에 나오지 말라고 지시할 정도였을까.

특히 박 시장은 몇년전 사무실에 늦게까지 남아 있는 모 간부에게 직접 전화해 "빨리 퇴근해야 아래 직원들도 퇴근할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워크홀릭’으로 유명한 박 시장의 일에 대한 엄청난 욕심이 커 간부들로서도 이를 맞추기 위해 업무 강도가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순차적으로 아래 직원에까지 업무 부담이 이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퇴직한 몇 간부들의 '막말 사건'이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여전히 부하직원들을 함부로 대하는 간부들이 있는 것이 조직을 경직되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보다 유연하면서도 창의성 높은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완벽한 대책을 내놓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한 팀장은 “보다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꼭 사고가 터진 다음에야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책을 내놓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도 다시 한 번 서울시 공직문화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지나칠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것은 결국 서울시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서울시민인 공직자들이 행복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가를 깊이 있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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