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를 TV로 시청하고 있다.

13일 오전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를 TV로 시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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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대국민담화에서 북한 제재조치 시행을 위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할 것이란 관측은 많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회적 언어'를 사용할 것으로 본 일반적 시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분명했다.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가동되지 않고 있는 박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핫라인'이 재가동될 것인지, 중국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효율적인 대북 압박 수단을 쥐고 있는 중국을 향해 분명한 역할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은 그동안 누차에 걸쳐 북핵 불용의지를 공언해왔다"며 "그런 강력한 의지가 실제 필요한 조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5번째, 6번째 추가 핵실험도 막을 수 없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도 담보될 수 없다는 점을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앞으로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향후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를 통해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제재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이날 공언했다. 그는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취해 나가기 위해 미국 등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중국이 원유공급 등 북한 경제제재 조치에 나선다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효율적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4차 핵실험 이후에도 "대화가 우선, 긴장 조성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강력한 제재'를 촉구하는 한미일 3국와 온도차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적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박 대통령이 각각 전화통화를 갖고 북핵 해법 논의에 착수한 것과 달리, 시 주석과 이들 정상이 통화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우방으로부터 '중국에 너무 경도됐다'는 눈흘김을 참아가며 대중(對中) 외교에 공을 들여온 박 대통령 입장에선 정작 중요한 순간에 뜻을 같이 하지 않는 중국의 행보에 당혹감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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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공개적으로 서운함을 표시하고 행동을 촉구한 것은 향후 한중관계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북아 안보지형을 결정하는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이 박 대통령의 제안에 흔쾌히 호응해오지 않는다면 미ㆍ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구사해오던 박 대통령의 안보전략은 한미일 3각 공조체제를 공고히 하는 쪽으로 급격히 회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 대(對) 북중'이란 기존 냉전구도의 재현을 말한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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