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부품 사업 확대, M&A 투자재원 마련 위한 것"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한화 그룹이 국내 최대 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 산업(KAI)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
이날 KAI 종가 기준인 7만7100원으로 계산하면 3758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만 한화가 이날 종가에서 3~7% 할인율을 적용하기로 한 만큼 실제 매각가격은 3500억~36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은 공동매각 기한이 종료된 후 이뤄진 첫 매각이다. KAI 지분은 산업은행(26.75%), 한화테크윈(10%), 현대차(10%), 두산 계열인 디아이피홀딩스(5%)가 나눠갖고 있다. 여러 기업과 연결돼있는 탓에 지난해 말까지는 지분 공동매각이 약정돼있었다.
하지만 이번 매각 결정으로 한화는 KAI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KAI는 협력업체로부터 중간제품을 납품받아 완제품으로 조립하는 업체"라며 "빅딜에 올인하기 보단 엔진부품 역량 강화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 먹거리 측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매각 자금으로 기존 주력사업인 엔진부품 사업을 확대하고 관련 업체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KAI 인수 여부와 관련해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글로벌 항공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력 인수후보군이 거꾸로 주식을 팔면서 산업은행의 KAI 매각 작업은 난항이 예상된다. 두산그룹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주 등으로 KAI 주가가 급등하며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지분 매각은 기대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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