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농협-지문, 신한·KB국민-정맥, 우리·KB국민·IBK기업-홍채 등으로 금융개혁 속도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은행들이 병신년(丙申年) 연초부터 홍채·정맥·지문 등 생체인증을 활용한 금융거래를 전면에 내세우며 비대면 채널 경쟁을 강화한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맞춰 시중은행장들의 비대면금융 대응을 강화하라는 주문에 따른 것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내년을 이른바 비대면 금융거래 '빅뱅' 시대로 보고 생체인증솔루션(FIDO) 기술 도입에 총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금융당국도 내년부터 생체인증에 대한 관리감독을 최소화해 은행간 비대면 경쟁 강화를 통한 금융개혁에 가속도를 올릴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홍채를 이용한 생체인증 시스템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핀테크기업인 아이리스아이디오 등과 함께 홍채인식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기기(ATM) 출금 및 대여금고 승인, 출입통제 등을 테스트 중이다. ATM기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눈을 맞추면 고객의 홍채를 인식해 주인을 파악하고 이후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일반 ATM과 동일한 금융업무를 할 수 있는 식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개발 중인 홍채인증 시스템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며 “고객이 홍채정보를 은행에 등록하면 홍채인식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우선 생체인증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홍채, 정맥 등 생체인증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IBK기업은행 역시 지난 12월 14일 홍채 인식을 통해 고객을 인증하고 금융거래를 제공하는 '홍채인증 ATM'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며 신한은행도 손바닥 정맥인증으로 본인 확인이 가능한 무인 스마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를 선보였다.
이런 은행들의 움직임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맞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뜻과 일맥상통한다는 시각이다. 다만 금융권과 IT보안 업계 일부에서는 생체인증의 보안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생체인증을 위해 필요한 정보가 유출된다면 기존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유출보다 피해가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손바닥 정맥지도 정보, 개인의 홍채, 지문 등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생체인증 인식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들은 내부 테스트 등을 통해 충분히 준비했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인식률이 떨어지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IT업계 관계자는 "생체인증의 개인식별률이 높지만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생체정보를 기업이 보관·관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개인의 생체정보가 한번 유출될 경우 그 파장은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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