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변동성 리스크 감안…4000억 규모 한도대출 특별약정 설정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KDB산업은행이 산은캐피탈에 대한 대출 전액을 매각 후 반년 내 회수한다. 매각 변동성 때문에 생기는 리스크(위험)를 줄인다는 이유다. 매각 문제와 연관된 대출 특별약정을 설정한 것은 금융 자회사 중 산은캐피탈이 처음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은은 산은캐피탈에 대해 지난달 30일부터 내년 11월 30일까지 40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설정했다. 적용금리는 2.89%다.
산은은 매각 등 이유로 예측할 수 없는 변동이 예정돼있어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변동성 때문에 생기는 리스크를 줄인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리스크 때문에 약정이 없으면 대출 승인을 할 수가 없다”며 “산은캐피탈이 신용도에 문제가 없는 곳에 매각되면, 다시 (대출) 거래를 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은 산은의 행보가 산은캐피탈 매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은이 산은캐피탈과 거리를 두는 것이 기업가치를 낮출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미 하반기 산은은 바이아웃(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높여 비싼 값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식) 부문 위탁사 선정에서 산은캐피탈-우리PE 컨소시엄을 떨어뜨렸다. 당시 시장에서는 “큰형님(산은)이 동생(산은캐피탈)의 능력에 의구심을 표해 위탁사 선정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산은이 매각하려는 산은캐피탈의 지분은 99.92%(6212만 4661주)로 지난 6월말 기준 장부가는 5973억원이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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