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3분기 GDP 성장률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경기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0.8% 하락,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일본은행의 '9월 전국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기업 설비투자 계획은 전년 대비 10.9% 증가, 6월(9.3%) 조사치보다 상향조정됐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GDP 중 설비투자 항목은 지난 2분기 전분기 대비 1.2% 감소했으며, 이번 3분기에도 1.3% 감소했다.
내각부는 4분기부터 경기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글로벌 시장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데다 이번 파리 연쇄테러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 불안요인이 적지 않다.
니시오카 준코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상 최고수준 기업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 일본 경제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부족하고 해외 경제도 불안하다"며 "정부가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동시에, 일본은행도 기업의 투자의욕을 자극하기 위한 추가 금융완화를 내년 1월께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 역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은 16일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경기 부양책 마련을 우선순위로 놓고, 어떤 부양책을 마련할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추경편성을 포함한 정부의 정책 대응을 요구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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