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여는 쿠바, 수출가뭄 한국에 단비
-美 엠바고 해제·쿠바 개방정책으로 내수진작 기대
-쿠바 교역액 미미하나 소비재, 정보통신기기, 발전 등 유망
-수출입거래 제한 많으나 국영기업과 손잡고 마리엘특구 등 관심가져야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미국과의 국교정상화 이후 대외개방과 경제개혁의 행보를 넓히고 있는 쿠바가 수출가뭄을 겪고 있는 한국에 단비가 되고 있다.
3일 KOTRA가 작성한 '쿠바시장과 우리기업의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엠바고 전면 해제까지 걸릴 시간을 예상하기 어려우나 계속된 완화 조치로 인해 쿠바 경제가 활력을 얻게 될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에서의 송금한도가 폐지되고 미국인들의 쿠바 여행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관광업(숙박 및 요식업)을 통한 내수 진작 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기업의 대쿠바 수출환경이 단기적으로 개선된다는 낙관적인 전망은 어렵지만 향후 쿠바 시장의 변화에 대비해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존에 쿠바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베네수엘라, 중국, 브라질 기업들도 쿠바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미국 엠바고 완화 조치의 수혜품목으로는 소비자용 정보통신기기, 쿠바 민간 분야 양성을 위한 농기계, 건설기기및 기자재 외에도 쿠바 정부가 자체적으로 필요로 하는 관광산업을 위한 자동차 및 부품, 호텔용 가전, 한류의 확산으로 인한 여성용 장신구 등이 꼽힌다. 쿠바와의 교역은 국영 기업을 중심으로 한 폐쇄적인 환경을 고려해 아바나 국제박람회를 통한 국영 공기업과의 거래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양국간 교역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도 있다. 2013년 기준, 쿠바 전체 교역은 미주(북미, 중남미) 55%, 유럽 27%, 아시아15%, 중동ㆍ아프리카ㆍ대양주 3% 등의 비중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정치적 노선이 유사한 베네수엘라, 중국과의 교역은 전체 교역의 45%를 차지하며 베네수엘라와는 원유 및 광물, 중국과는 원유 및 광물,중가재 및 소비재 거래를 주로 한다. 한국은 중국, 베트남에 이어 아시아 3대 교역국이지만 그 금액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의 대(對)쿠바 수출은 2005년도 4000만달러 수준이었으나 2006년~2008년 사이 쿠바 정부의 정책 구매품목인 발전기, 에어컨 및 냉장고의 수출로 급증해 한때 3억달러를 넘었지만 현재는 5600만달러(2014년)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쿠바 정부의 중고자동차 매매, 수입자동차 거래 제한 폐지 등으로 향후 자동차 및 부품 거래 활성화가 전망되며 특히 자영업 허가 업종의 하나인 관광산업을 위한 렌트카 시장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쿠바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호텔 및 리조트 건설로 호텔용 가전(냉장고, 에어컨, TV 등)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자영업자의 소득증대로 가정용 가전의 경우도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다.
장기화 된 경제제재로 인해 국내 인프라 및 산업 시설이 노후화된 상황이며 경제성장 및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설비 투자가 시급하다. 특히 쿠바의 주요 수출산업인 광업 및 에너지 산업 분야의 성장 잠재력 강화를 위해 광산기자재 및 가공기계류 수요 증가가 가능하다.
쿠바의 전력난 타개를 위한 발전기 및 부품, 농작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비료, 노후화된 산업시설 재정비를 위한 각종 기계류 및 부품 등도 수출 유망 제품이다. 한류 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각종 장신구 등 여성을 겨냥한 소비재도 수출 유망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시2012년부터 쿠바에 방영된 한국 드라마를 통해 정부 뿐 아니라 일반 쿠바인들 사이에도 한국과 한국 기업,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동반 상승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쿠바 내수시장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일반 쿠바인들은 한국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으나 드라마 속에 나타난 한국을 보며 한국 문화를 소비하고 싶어 한다.
쿠바 최대 박람회 아바나 국제 박람회를 활용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매년 11월 첫주 개최되는 아바나 국제박람회에는 쿠바의 모든 기업이 방문하며 쿠바 바이어 뿐 아니라 중남미 각국의 바이어들도 모두 참가하는 중남미 대표 전시회다.
KOTRA는 지난 2일 개막해 7일까지 열리는 '제33회 2015 아바나 국제박람회'에 전시면적 885㎡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을 개관했다. 한국관은 1996년 첫 개관 이후 양국 간 교역을 확대하는 촉매 역할을 해왔으며, 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해 역대 최초로 공식 개관식을 가졌다. 올해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스페인 등 60개국 약 4500개사가 대거 참가한다. 작년에는 베네수엘라, 브라질,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영국, 한국 등 약 65개국 3000개 외국 기업이 참가하여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KOTRA는 2일(현지시간) 쿠바 한인후손회를 방문해 고궁사진을 기증했다. (왼쪽부터 김재홍 KOTRA 사장, 안토니오 김 한(Antonio Kim Han) 쿠바 한인후손회장, 김건영 KOTRA 중남미지역본부장)
원본보기 아이콘북미와 중남미의 허브로 부상하는 마리엘특구도 주목받고 있다. 쿠바에서 미국 마이애미까지의 거리는 약 370km에 불과하며 중남미 물류, 교통 허브로서도 충분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마리엘 특구는 파나마 운하 확장과 더불어 북중남미 및 카리브 지역을 아우르는 물류허브로 활용 가능하다. 마리엘 특구는 현재 1단계 개발을 마치고 부두길이 700m, 100만TEU 규모의 컨테이너 항을 운영하고 있으며 2단계 개발이 끝나는 2022년에는 2.1km의 부두에 300만TEU 규모로 확대된다.
KOTRA는 "쿠바 시장이 현재 변화기에 있으므로 우리기업은 쿠바 정부의 우선 육성 분야(의료 바이오 산업, 건설플랜트 산업, 에너지, 관광 등)를 고려해 국영기업과의 내수시장 공동진출, 유력 중개상과의 협력 개발, 아바나 국제박람회 및 마리엘 특구의 전략적 활용 등을 통해 장기적인 진출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 내 대쿠바 정책변화와 분위기를 파악해 미국 진출 기업 및 미국 기업과의 파트너링을 활용한 쿠바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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