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지원단체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대표
정부 정책보다 국민들 의식개선 중요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허울뿐인 민족의식에 갇혀 있는 한 한국에서 살아가는 다문화가족 구성원 대부분은 인종 차별과 불안한 생활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24일 김 대표는 "정부 정책보다 더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은 다문화가족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의식"이라고 못 박았다.
김 대표는 "그간 다문화가족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은 꾸준히 전개돼온 반면 사람들의 편견과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다문화 아이에게 '어느 나라에서 살다 왔냐'고 묻는 어른들, 까만 피부에 곱슬머리를 지닌 초등학교 여학생에게 '네 피부 색깔은 우리랑 다르다'고 놀리는 또래 아이들을 꼽았다.
또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1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1일 기준 국내 유치원 및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 학생은 8만2536명으로 전체 681만9927명 가운데 1.4%를 차지했다. 다문화 아이들의 교육 문제도 눈앞에 닥친 숙제가 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국제결혼 증가라던가 저출산 문제는 정부로서도 전혀 예측하거나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다문화 아이들과 부모들이 겪는 심리적인 고충을 해결하거나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데 다양한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이 한국인과 외국인, 특히 동남아인의 결혼으로 이루어진 가정으로 좁게 해석되는 것과 다문화가족의 일자리나 주거, 교육 지원이 보다 폭넓게 전개되지 못하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구촌사랑나눔은 지구촌학교,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 등 기존 다문화 지원시설 외에 올해 1월 이주여성지원센터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외국인 이주여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곳은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들을 위탁해 돌봐주거나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주여성들의 출산과 양육을 돕는다.
김 대표는 "과거 결혼이민자를 적대적으로 바라보며 마음의 담을 쌓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이제는 싫든 좋든 가족이 됐고, 또 관련법도 마련됐지만 다문화 지원의 범위를 외국인노동자 가족에까지 넓혀야만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촌사랑나눔은 26일 서울대공원 분수대 광장에서 서울시민과 이주민가족이 함께하는 동물원 나들이 행사도 진행한다. 참여 예상 인원은 3000여명. 김 대표는 "다문화가족들이 한국 고유 명절인 추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라며 "이들 가정들을 둘러싼 유대관계가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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