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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동개혁 최후통첩…"다음주부터 독자적인 입법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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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해고기준 등 2대쟁점 포함된 추진방향 발표
한국노총 "사회적 대화기구를 무시하는 처사" 반발

정부, 노동개혁 최후통첩…"다음주부터 독자적인 입법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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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김보경 기자]정부는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시한내 타결에 실패함에 따라 다음주부터 독자적인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대타협이 이뤄질 경우 이를 적극 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 노사정은 12일 오후 협상을 재개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발표한 '노동개혁 향후 추진방향' 발표문에서 "그동안 진행된 노사정 논의를 토대로 노동개혁 법안 입법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한국노총의 노사정 복귀와 대타협을 위해 노측과 수많은 대화를 시도했고 요구사항도 반영했지만 아쉽게도 어제까지 노사정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다음주 초부터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 등 노동개혁 입법을 위한 절차를 바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업무 부적응자에 대한 공정한 해고를 위한 기준과 절차를 반드시 노동개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노동계와 경제계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 주길 바란다"며 "정부는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진다면 국회 논의 등을 통해 법안에 합의내용과 취지가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대기업 노조들의 무분별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 자제도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현대차 조합원들은 평균 9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지만 임금인상 파업을 결의했고 일부 조선업종 대기업 노조들은 조선산업의 불황과 경영적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연대파업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들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파업행위는 자제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들이 이날 정부의 독자적인 '노동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한 것은 더 이상 노동개혁을 미룰 수 없다는 절박감과 노동계에 대한 사실상의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특히 향후 추진계획에 노동계가 반발해 온 2대 쟁점인 일반해고 기준과 취업규칙 완화 지침이 모두 포함되며 논란이 예상된다. 노동계의 반발로 당장 12일로 예정된 노사정 대표자 회의가 파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내년 정년연장 제도 시행에 앞서 임금체계 등 주요 현안을 정비할 마지막 시기를 이번 정기국회로 바라보고 있다. 대타협을 주도하는 노사정위원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정이 9월10일을 대타협 시한으로 수차례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5대 입법과제는 기간제 근로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 가이드라인(기간제법 및 파견근로자 보호법), 통상임금(근로기준법), 근로시간 단축(근로기준법), 실업급여 확대(고용보험법), 출퇴근 재해의 산업재해 인정(산재보험법) 등이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을 제외한 4개 부문은 연초 대타협 논의과정에서 공감대를 이룬 내용을 기반으로 이미 입법 준비를 끝냈다.

5대 입법과제 외에 일반해고 기준과 취업규칙 완화 등 2대 쟁점은 지침 형식으로 마련된다. 최 부총리는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정해고와 관련한 내용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오는 14일 당정협의를 시작으로 노동개혁 입법을 위한 절차를 가속화한다. 새누리당은 오는 16일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5대 입법과제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노동개혁을 실천하기 위해 예산도 필요하고 법령도 개정돼야 한다"며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정이 노동개혁을 위한 조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논의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독자적인 개혁방침을 공식발표한 것은 사실상의 대타협 표류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노정갈등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노동계가 반발하며 12일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며 "대화와 설득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즉각 성명을 통해 "정부정책에 자신이 있으면 실행에 옮겨보시라"며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는데 정부가 시한이 지났다며 협상관련 내용에 대해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사회적 대화기구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사실상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가 재벌대기업 곳간에 쌓여 있는 710조원이 넘는 사내유보금과 기업 오너가 받는 수백억원의 배당금은 못 본척하며 노동자에게만 일방적인 희생과 양보를 강요하는 한 노사정위 협상 타결은 어렵다"며 " 쉬운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변경 요건완화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정이 이번 논의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부분은 일반해고 기준과 취업규칙 완화 등 2대 쟁점이다. 이는 지난 4월 대타협이 결렬된 요인이기도 했다. 결국 지난 4월 논의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셈이다.

그간 2대 쟁점을 중장기과제로 돌리고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단기적과제에 대해 먼저 대타협을 이루는 '절반의 타협'이 현실적 방안으로 평가돼 왔으나 이마저도 시한 내 실패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정한 대타협 시한이 노사를 설득하는 카드로 쓰이기보다 정부 스스로 쫓기는 꼴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정이 이미 10일을 시한으로 로드맵을 세운 상태에서 노동계를 압박하고, 경영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들러리를 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 역시 한차례 협상테이블을 깨고 나간데 이어 이번에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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