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유망주, 오너리스크에 브레이크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올 하반기 증시 입성이 점쳐지던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들이 지배주주 리스크에 발목 잡히는 모습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년 전부터 롯데그룹이 추진해 온 롯데정보통신 IPO는 답보상태다. 주관사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접수 준비를 마친 상태지만 결단을 내릴 총수 일가가 한창 싸움 중이어서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지분구조는 그룹 경영권 후계자 자리를 두고 갈등을 빚는 첨예한 갈등 양상의 축소판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보유 주식수는 64만1480주(지분율 7.50%)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34만1480주, 3.99%)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30만주, 3.51%)의 보유 지분 합한 것과 단 '한 주' 차이도 나지 않는다.
롯데장학재단(8만190주, 0.94%)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를 통해 세운 투자회사 로베스트AG(Lovest AG, 89만3320주, 10.45%)도 지분을 갖고 있지만, 나머지 74% 남짓 지분을 롯데리아(34.53%) 등 그룹 내 5개 계열사가 나눠쥐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방의 우위를 논하기 어렵다. 전날 롯데그룹 사장단은 긴급회의를 열고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롯데정보통신의 IPO가 사실상 중단 국면에 접어들면서 롯데리아, 코리아세븐 등 그룹 내 잠재적 IPO 후보들도 앞날이 불투명하다.
화장품 원브랜드숍 5위 네이처리퍼블릭은 메르스, 국세청 세무조사에 이어 대표의 원정도박 의혹까지 삼중고다.
전날 일부 언론은 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상습도박 혐의로 조만간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범서방파 등 폭력조직이 마카오ㆍ필리핀 등지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대표가 연루됐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왔다는 것. 네이처리퍼블릭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기사화되는 것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며 강력 부인하고 있다.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당초 이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시작된 국세청의 세무조사로 접수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동종업계 대비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메르스 여파가 2분기 실적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에 조 단위 밸류에이션 기대감도 사그라졌다. 이에 실적 추이와 세무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내년 초 이후로 상장을 미루리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SK그룹이 SK루브리컨츠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접은 것도 오너 리스크와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 자회사 루브리컨츠의 활용법이 다각도로 검토됐으나, 6월 지분 매각 협상 중단에 이어 지난달 상장예심 청구마저 자진 철회했다. 이를 두고 수감 중인 최태원 회장의 장기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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