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유통업체들이 업계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의 재도약을 위해 오너들이 직접 나서 영입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좋은 성적표로 입증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기업이 오리온이다. 신세계 출신 허인철 부회장이 영입된 이후 오리온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허인철 부회장이 오리온에 영입된 지 11개월이 지났다. 다음달이면 1년이 된다. 그 동안 오리온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허 부회장은 취임 이후 곧바로 체질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취임하자마자 내실다지기와 조직쇄신 작업에 들어갔다. 오리온과 OSI를 합병하면서 해외법인 지배구조 간소화와 비용 개선을 꾀했다. 오리온은 해외 투자 건에 관해 두 개 법인이 따로 작업하면서 중복 비용이 발생해왔다. 이는 곧바로 실적호조로 이어졌다.


오리온의 중국 제과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9년 25%에서 지난해말 40%까지 치솟았다. 스낵점유율도 같은 기간 7%에서 26.8%로 올랐다. 실제 시장에서 오리온은 중국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한국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성과도 뚜렷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69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50.7%인 3537억원은 중국에서 발생했다.

베트남과 러시아에서도 인기다. 오리온의 장수브랜드인 고래밥, 초코송이, 오!감자는 지난 1분기 중국, 베트남, 러시아 시장에서 총 1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이같은 성장을 놓고 업계에서는 허인철 효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담철곤 회장은 허 부회장을 영입하기 위해 5~6번을 직접 찾아가는 등 매우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내외 악재로 부진에 시달리는 오리온을 되살릴 적임자로 허 부회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 재직 시절 인수합병(M&A) 귀재, 재무통 등으로 통할 정도로 신세계에서 인정받는 공신이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허인철 부회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이 아닌 오너가인 이화경 부회장과 같은 부회장 직급을 준 것도 그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을 다 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허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강력 추진한 혁신이 결과적으로 제대로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는 휠라가 대표적이다. 윤윤수 휠라 회장은 최근 제일모직 출신 인사들을 줄지어 영입했다. 지난 4월 김진면 전 제일모직 전무를 신임 CEO로 영입했고, 김용범 전 제일모직 상무를 영업본부장으로 발탁했다. 지난 1일부터는 제일모직을 대표하는 인사 중 한명인 정구호 전 제일모직 전무가 부사장으로 출근했다. 윤 회장의 이같은 결단은 새로운 DNA를 심어 부진한 실적을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구호 휠라 부사장

정구호 휠라 부사장

원본보기 아이콘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익과 당기순익이 각각 전년비 4.7%. 37.2% 줄었다. 휠라 관계자는 "회사 설립 이후 첫 외부영입 CEO로 내부에서도 많이 긴장하고 있다"며 "그 동안 직원들도 변화가 절실하다고 체감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임원급 대거 영입으로 휠라의 색깔이 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휠라는 지난달 중순 내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대리점과 백화점ㆍ대형마트 매장 위주 판매에서 직영점 운영을 하기로 했다. 직영점 운영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휠라 관계자는 "신임 임원들이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라면서도 "올 하반기에는 전혀 새로운 휠라를 보게 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외식업체에서는 CJ맨들이 대거 활약중이다. 지난 CJ제일제당 부사장에서 지난 1월 아워홈 신임 대표로 옮겨간 김태준 대표는 취임 5개월 동안 조직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식품, 외식사업분야의 베테랑으로 CJ제일제당의 핵심인사였다. 김 대표 취임 이후 아워홈은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AD

SPC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파리크라상과 삼립식품도 지난해 CJ그룹 출신인 권인태 사장과 윤석춘 사장을 영입해 확실한 효과를 보고 있다. SPC의 허영인 회장이 성장 정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모셔온 결과, 파리크라상과 삼립식품은 실적 상승으로 보답했다. 파리크라상의 경우 국내 영업이익이 지난해말 전년대비 4.0% 증가했고 삼립식품은 10.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간 인력 스카우트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CEO 영입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경기 침체로 인해 부진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오너들이 검증된 인사들을 직접 영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