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 의혹, 팩트 파인딩이 우선이다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차 한 잔 마시고 업무보고 받고 돌아오는 견학이나 야유회 같은 현장 조사는 불필요하다."
20일 새정치민주연합 A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3일 전 그가 한 말과 180도 뒤바뀐 것이다. 그는 3일전 "국정원 해킹 의혹에 대한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을 둘러싸고 야당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국정원의 내국인 사찰 의혹에 대해 현장 검증을 요구했던 야당은 돌연 현장 검증 일정을 연기하며 다른 조건을 제시하고 나섰다. 동일한 야당 의원의 입에서 현장 검증이라는 단어는 며칠 사이에 진실을 밝히는 작업에서 '불필요한 야유회'로 전락했다.
이는 무조건 국정원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에서 비롯됐다. 국정원이 현장을 공개하고, 자살한 직원의 삭제 데이터를 100% 복구해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정원에 대한 야당의 뿌리 깊은 불신은 과거의 기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난 2013년 야당은 대선에서의 국정원 댓글 사건 의혹을 제기하며 45일간 비바람을 맞으며 노숙투쟁을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번 불법 대선개입 사건 때는 대선불복 프레임 때문에 진실을 규명하는 일을 하는 데 제약이 많이 있었다. 이번 해킹 의혹은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도 이번 사건이 국정원에 대한 불신의 연장선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해킹 의혹 사건은 지난 2013년과 다르다. 명백히 사실을 밝힐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 해킹전문가들은 여야 의원들이 국정원에 들어가 하루 빨리 로그 기록 (특정 사이트ㆍ컴퓨터 접속 정보)을 살펴보면 국정원의 내국인 사찰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야당은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현장 검증 등의 일정은 미뤄둔 채 국회 차원의 현안 질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례없이 국정원장 호출도 요구중이다. 정치공세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모든 의혹 밝히기의 핵심은 '팩트'다. 지금은 정치공세가 아니라 사실찾기(Fact finding)가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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