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아버지부터 안아드리고 싶어요."
최운정(25ㆍ볼빅)은 마라톤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우승 직후 가장 먼저 아버지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버지가 캐디여서 우승을 못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주위의 그런 시선이 사라지게 돼 너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캐디로서 엄청난 역량을 가지신 분"이라는 농담을 곁들였다.
하지만 딸의 성화로 한 달 뒤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다시 골프백을 멨고, 올 시즌 다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최운정이 "이제는 아빠를 쉬게 할 수 있다"며 눈물을 글썽인 이유다. 최지연씨 역시 "벌써부터 외국캐디의 요청 전화가 오고 있다"며 "딸에게 가장 적합한 캐디를 구하겠다"고 했다. "LPGA투어는 프로의식이 강해야 하는 곳"이라며 "운정이가 지금처럼 골프를 사랑하기를 기대한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최운정은 "미국으로 건너간 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문경안 볼빅 회장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기업의 스카우트 제안을 뿌리쳐 볼빅과의 '의리'를 지키기도 했다. "문 회장님은 2011년 당시 아무 것도 검증된 게 없던 내게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드디어 우승컵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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