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앞줄 맨 왼쪽)이 2013년 9월 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25차 IOC 총회에 참석한 모습. 이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료사진>|김승연 회장이 작년말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베이스캠프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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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의 과감한 투자와 사회공헌…기업인사면, 불황극복 기폭제 기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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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광복 70주년 사면에 대해 필요한 범위와 대상을 검토해 줄 것"을 주문했다.<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광복 70주년 사면에 대해 필요한 범위와 대상을 검토해 줄 것"을 주문했다.<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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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사면, 어려운 경제 살리는 기폭제 가능성

-한국적 현실 직시 필요…오너부재 기업들 심리적 위축
-이건희사면효과 이미 검증…김승연, 7개월새 6조 비즈니스 일궈

-가석방·사면시 주요기업들, 오너중심 과감한 투자·사회공헌 나설듯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출범 후 줄곧 지켜온 '비리 기업인 무관용 원칙' '사면권 제한'의 빗장을 푼 것은 정부와 재계, 여당에서 가석방ㆍ사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온 데다 최근의 경제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정부가 경제 재도약과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한 올해가 이미 절반이 지났지만 정부와 주요기관의 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낮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 사태와 중국의 성장둔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엔저 장기화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우리 경제는 저성장이 고착화될 상황에 놓였다. 현 경제상황을 풀기 위해서는 추경이나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 성장과 투자,고용은 물론이고 나라살림(세수)에도 기여가 큰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이건희사면'효과 벤치마킹해야=14일 경제계와 각 그룹 등에 따르면 재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원포인트 사면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대표적인 경제인 사면의 유무형 효과 사례로 꼽는다. 이 회장은 2009년 8월 배임과 조세포탈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고 4개월 만인 그해 12월 원포인트 사면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이 회장 한 사람만을 단독으로 사면ㆍ복권한다면 그 목적도 명확하고 본인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회장에 대한 사면은 정치권과 재계, 사회, 체육 전반에서 요구가 있었다. 특히 강릉시와 의회, 평창지역 300개 사회단체는 청와대에 이 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을 탄원했다.

이건희 회장은 사면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으로 복귀해 1년6개월간 10여 차례의 해외출장, 110명 IOC위원과의 미팅 등 강행군을 펼쳐 올림픽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평창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후 눈물을 흘리면서도 측근들에게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데서 끝내지 말고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게 계속 힘을 보태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평창올림픽을 공식 후원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각종 시설 등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앞줄 맨 왼쪽)이 2013년 9월 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25차 IOC 총회에 참석한 모습. 이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료사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앞줄 맨 왼쪽)이 2013년 9월 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25차 IOC 총회에 참석한 모습. 이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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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승연효과 기대= 경제계는 경제인 사면이 이뤄질 경우 '제2의 김승연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연효과'는 김승연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직후 한화그룹이 새로운 성장과 도약에 들어선 것에서 나온 말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7개월여간 중동수주(2조원), 삼성 방산ㆍ유화빅딜(1조9000억원), 한화큐셀 투자(3500억원)및 수주(1조원),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1500억원), 면세점 투자(2000억원) 등 어림잡아 6조원 이상의 비즈니스를 진두지휘했다. 김 회장은 현재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상태여서 이번에 사면ㆍ복권될 경우 그룹경영 전면에 나서 오너경영ㆍ책임경영체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기대다.

특사 유력후보군인 최태원 SK 회장은 2년6개월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어 가석방 요건(형기 60%이상 복역)은 충족돼 있는 상태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가석방요건을 갖췄다. SK그룹은 총수부재를 절감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최 회장 수감 전인 2012년 2월 하이닉스를 인수해 지금의 SK하이닉스로 키웠지만 지난 2년 동안 STX에너지, ADT캡스, 호주 유류업체 인수전은 물론이고 KT렌탈 인수,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그룹 재건에 나서고 평생의 꿈이라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현 이호진 등 형 미확정 그룹도 예의주시=형이 미확정 상태인 총수들은 사면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정부의 정책 기조가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인해 대규모 투자 집행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 굴업도 관광단지 내 건설계획, 동부산관광단지 영상테마파크사업 등 수년 전부터 진행해오던 대형프로젝트를 잇따라 포기했다. 지난해 착공 예정이던 경기도 광주 대규모 수도권택배허브터미널 사업도 무기한 연기했고 해외 물류기업, 사료기업 인수 등 글로벌 인수합병(M&A) 협상도 모두 중단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2011년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병보석으로 풀려나 투병 중이다. 간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간이식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장기간의 입원으로 우울증도 있다고 한다. 그의 모친인 이선애 여사도 형집행정지기간 중인 지난 5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태광그룹도 전문경영인체제로 가동 중이나 오너 부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은 사기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돼 2012년 10월부터 수감 생활을 하고 있어 형기의 70% 이상을 복역했다
김승연 회장이 작년말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베이스캠프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작년말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베이스캠프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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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오너가 10년 앞 내다보는 투자 가능"=전문가들은 기업의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의 경영 결정은 어려운 게 한국기업의 현실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하며 사면 대상에 기업인이라고 역차별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나와 "기업들이 10년 앞으로 내다보고 투자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중단되는 것은 중장기적인 피해이며 이런 것은 전문경영인이 결정하기 어렵다"면서 "기업인 사면이 이뤄지면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과감하고 신속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짐으로써 투자가 촉진되고 이것이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tbc라디오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에 출연,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 하는 사면이라면 기업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배제하거나 역차별을 둘 필요는 없다"면서 "특히 경제의 어려움을 고려한다면 경제를 살리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국민대통합의 바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당 부분 형을 치렀고 거기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다수"라면서 "반기업 정서로 인해서 많이 매도를 받고 있는데 이번에 기업인들의 사기를 좀 높일 수 있는 사면의 검토는 정치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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