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금융 영역붕괴…10월부터 금융지주 연계영업 허용

저축은·캐피털 상품도 은행서 취급가능
우리은행, 위비모바일대출 인기끌자
시중은행 '중금리대출'상품 잇단 출시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이현주 기자] # SBI저축은행은 이달 중순 오토론(자동차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오토론은 캐피탈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자동차담보대출이다. 중고차는 일반적으로 담보가치 산정이 어려워 신용대출처럼 취급되지만 금리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수준보다는 낮은 편이다. 8월에는 온라인 전용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내놓는다. 우리은행의 '아이터치 아파트론' 등 일부 시중은행에서 온라인 전용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저축은행에서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다양한 틈새상품을 출시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게 SBI저축은행 구상이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ㆍ저축은행ㆍ캐피털ㆍ카드 등의 고유 영역이 점점 파괴되고 있다"며 "생존을 위해 신사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신한은행은 신한저축은행과 연계해 판매중인 대출상품 '허그론'의 취급 점포를 확대하기로 하고 최근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2013년부터 6월 출시된 허그론은 신용등급에 따라 최저 연 7.9%에서 최고 연 17.5%까지 가능한 중금리 대출 상품이다. 출시 후 현재까지 신규취급액은 46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반응이 좋다. 10월부터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은행창구에서 같은 계열 저축은행, 캐피탈과 연계한 대출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면 허그론의 실적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류 접수도 대행해주고 승인 여부 등도 같이 확인해줘 고객들이 편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1ㆍ2금융권이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시발점은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이다. 그동안 신용등급 1~4등급의 고객은 시중은행의 대출을 이용했고 시중은행 이용이 어려운 중ㆍ저신용자들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찾았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고객기반 자체가 다르다 보니 1ㆍ2금융간 업무영역 또한 확실히 구분됐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대출' 상품 출시 후 이같은 구도에 이상징후가 생기기 시작했다. 연 5.9∼9.7% 금리로 최대 1000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위비모바일대출이 5~7등급 신용자들에게 인기를 끌자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중금리대출상품을 출시하며 저축은행 영역을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5∼7등급의 직장인 고객을 겨냥해 '스피드업대출'을 내놓은 데 이어 하나은행도 중금리대출 상품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역습에 저축은행들의 긴장도도 고조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우량 고객들이 시중은행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고객 중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상품과 저축은행의 고객군이 겹치는 신용 5~7등급은 58.5%(나이스 기준)에 달한다. 그렇다고 5~7등급 고객을 잡기 위해 1금융권과 같은 조건으로 중금리대출을 출시하기도 어렵다. 부실위험이 큰 8~10등급 고객이 39.8%에 달하기 때문에 부실률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이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처해버린 셈이다. 업계1위인 SBI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통해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보다는 오토론과 온라인 전용 주택담보대출이란 사이드 카드를 꺼내든 것도 그래서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계열사 간 칸막이를 없애기로 해 사실상 저축은행의 영업구역 관련 규제가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10월에 금융지주의 연계영업이 허용되면 은행대출이 어려운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계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의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연계영업은 은행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고객을 대상으로 계열 저축은행의 금리, 대출 한도 등을 조회한 후 계약을 승인해 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은 전국 4000여개에 있는 지주 소속 은행 지점을 활용해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영업점이 부족해 모집인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비용을 줄이면서도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저축은행 우량고객이 은행으로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신용도가 개선되고 우량담보가 충분할 경우 시중은행에서 대출 가능한 조건이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계열 저축은행이 해당 은행과 영업을 강화하면서 다른 저축은행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계열 저축은행이 없는 우리ㆍ대구ㆍ전북ㆍ광주은행과 저축은행 간 매칭을 진행하기 위해 세부 사안들을 검토 중이다. 만약 A저축은행이 우리은행과 함께 영업을 하게 되면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들은 A저축은행의 심사ㆍ승인을 거쳐 우리은행 창구에서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광고 시간제한 등 규제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역량에 의해 대출 모집이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1ㆍ2금융간의 무한경쟁 속에 2금융권 내 생존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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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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