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行 열차에 올라타라]'신세계 명품관 본점' 면세점의 메카로
정용진 부회장, 20년 숙원사업 승부수…신세계 상징인 명품관 본점을 통째로 면세점
명동-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남산 잇는 관광올레길 조성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수요가 있는 곳에 신규 시내 면세점이 들어서야 합니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차별화된 프리미엄 면세점을 기획해 국제 수준의 '랜드마크'형 면세점을 선보이겠습니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사업법인 신세계디에프(DF)를 이끌고 있는 성영목 대표는 '명동 상권 입지의 당위성'에 대해 수차례 강조했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에 면세점을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외국인 관광객의 명동 방문율은 10.9%p나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77.6%가 명동을 방문할 정도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포화상태인 명동상권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교통이다. 하지만 성 대표는 주차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면 충분히 수요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경쟁사들이 견제에 나설 만큼 신세계그룹은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 참여자 중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중심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정 부회장은 20년 그룹의 숙원사업을 위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통 큰' 베팅을 했다. 회현동에 위치한 85년 역사의 본점 명품관 전체를 면세점으로 통째 바꾸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승부수를 던진 것.
특히 신세계 명품관 본관은 그룹의 모태가 된 곳으로 국내 백화점 1호이자 신세계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면세사업에 올인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요 기준 입지와 규모면에서는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점은 확실해보인다.
신세계가 내세운 또 다른 전략이자 강점은 고급화다. 단체관광객을 위주로 한 기존 면세점 모델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판단하에 차별화된 '프리미엄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것이 신세계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본점 명품관 인근 SC은행 제일지점 건물도 고객 서비스시설로 특화시켜 국제적 수준의 면세점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를 모두 활용하면 연면적 1만8180㎡(5500평)의 면세점이 완성된다.
기존 면세점은 관광객 쇼핑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판매공간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신세계는 SC은행 제일지점에 면세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센터, VIP 휴식공간 등 컨시어지 개념의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상업사박물관, 한류전시관, 중소기업 제품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중기전시관 등도 설치해 '쇼핑'만 하는 면세점이 아닌 한국을 알리는 '문화전도사' 역할까지 자처했다.
프리미엄 문화 면세점 콘셉트로 개별 관광객의 수요를 견인해 구매력 높은 중국인 개별여행 관광객 뿐 아니라 홍콩, 마카오, 일본 등을 방문하는 개별 관광객을 흡수해 관광객의 질적 성장도 유도하고 일본으로 이탈하고 있는 부유층 고객도 국내로 유턴시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면세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별화된 점은 또 있다. '명동-신세계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벨트, 일명 '관광 올레길' 구축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서 포인트는 남대문 시장이다. 신세계는 남대문 시장과 맞닿아 있다. 중소상인과의 상생이 가능하다. 관광 올레길 구축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남대문시장 방문율을 높이고 관광산업 발전 및 진흥으로 경기활성화에 실질적 기여를 한다는 것이 신세계의 계산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23일 남대문시장 상인회, 중구청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 인프라 구축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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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유통산업에 대한 노하우와 인프라다. 신세계는 명실상부한 국내 굴지의 유통대기업이다. 백화점, 이마트, 프리미엄아웃렛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서 탄탄한 운영능력과 노하우를 익혔다. 재무건전성도 탁월하다. 신세계DF도 100% 출자된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회사다.
문제는 신세계가 강점으로 내세운 입지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달렸다. 명동에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위치해 있다. 신세계 명품관 본점과 600m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상권 중복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관세청이 지역안배를 심사기준으로 밝혔지만 해당 지역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명동이어서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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